※ 일부 사진이 유실되어 보기에 좀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이사를 한 이후로는 집에서 한층 멀어져버린 동네입니다. 하지만 이사하기 전에 강화도 본섬 기준 3개 정도의 노선들만 남겨두고 모두 타봤던 상황이라 그나마 부담은 적은 상황. 석모도와 교동도 노선들은 남아 있었지만, 때마침 석모대교, 그리고 교동대교가 건설되어 버스로도 두 섬을 가볼 수 있는 호재까지 찾아왔었죠. 이에 저는 때마침 강화도 노선의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던 석준형과 함께 석모도를 한번 가보기로 하고, 오전 9시 59분에 합정역에 도착한 M6117번에 석준형과 함께 승차하였습니다. 합정역까지 좀 똥줄이긴 했지만, 부지런히 뛰어서 겨우 탔네요.
그동안 서울에서 김포를 가려면 3000번을 타고 강서구청, 고촌 등등 여러 동네를 들러가며 한참을 가야 했었는데, 이 M6117번을 이용하니 정말 빠릅니다. 우리가 탄 버스가 곧바로 양화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에 진입하였고, 김포한강신도시 내에 위치한 운양역까지 논스톱으로 가주는 덕택에 30분도 안 되어 운양역에 도착해버린 겁니다. 김포한강신도시 개발로 인해 그 주변을 운행하던 오지노선들은 없어지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긴 빨간버스들이 우리의 강화도 시승에 생각지도 못한 날개를 달아주게 되니, 정말이지 사람 인생 참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네요.
[M6117번][환승]
합정역 0959 - 운양역 1020
[김포골드라인][환승]
운양 1030 - 마산 1036 - 구래 1040
이 버스를 그대로 타고 있어도 구래역에 내릴 수 있지만, 겸사겸사 김포골드라인도 타보기로 한 우리는 운양역에 내려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해보았습니다. 김포골드라인은 익히 들었던 대로 양촌행과 구래행이 나뉘어 운행하고 있었고, 우리는 구래행 열차가 걸려 종점인 구래역까지 이용을 해 봅니다. 운양역이 구래역과 멀지 않아 구래역은 10분 만에 도착하였지만, 그리고 말로 하자면 길어지는 뒷배경들 및 문제점은 숨어 있었지만, 아무튼 인구가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철도라는 게 없던 현재의 김포에 이렇게 철도가 생기니 이쪽 주민들 입장에서는 여건이 이전보다 대폭 좋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플로 온수리 가는 700-1번의 위치를 살펴보니 금방 구래역에 도착 직전이라 우리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버스정류장을 향해 이동하였고, 오전 10시 44분에 도착한 700-1번에 바로 승차합니다.
[강화선진버스 700-1번][환승]
구래역 1044 - 대곶사거리 1058 - 대명초교 1103 - 초지진 1110 - 온수리 1115
강화를 가는데 우리가 이 버스를 탄 이유는, 오늘의 계획에서 강화읍은 굳이 들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온수리를 거쳐서 가도 충분했던 것이죠. 그리하여 오늘 시승기에서는 강화터미널이 등장하지 않는데, 강화터미널을 생각하고 온 독자분들께는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도 다닐 수 있구나 하는 걸 보고 간다면 그것으로도 큰 수확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렇게 시승 다니다 보면, 용인은 왔는데 시내는 전혀 안 들르는 식의 이동은 비일비재하죠. -ㅅ- ㅋ
구래역과 초지대교 중간에 위치한 대곶사거리까지는 지도로 보면 얼마 안 걸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15분 걸린다고 하는데, 버스가 가는 걸 보니 정말이더군요. 이렇게 된 원인은 신호 연동이 잘 되지 않아서였긴 했지만, 과연 석준형의 내공은 어디 안 간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깨알같은 장면이었죠. ㅎㅎ ??? : 구래역에서 대좆사거리까지 15분 안 걸릴 거 같은데 걸린다? ㅋㅋ
오늘은 다행히 도로에 차들이 많지 않았던 덕택에 우리는 무사히 초지대교를 넘어 초지진을 지나가볼 수 있었고, 구래역에서 버스를 탄 지 30분 남짓 지난 시간인 오전 11시 15분에 온수리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군내버스 시승 계획을 ㅄ같이 짜지 않는 이상, 강화도에 제 시간에 잘 들어오기만 해도 80%는 먹고 들어간다는 걸 이미 오래 전 체득했던 우리이기에... 700-1번에서 내리자마자 미리 약속이나 한 듯 기쁜 마음으로 요기를 위해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줍니다. 이유는 다음에 타야 할 외포리행 61번이 강화에서 오전 11시 40분에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군내버스 61번][1250]
온수리 1206 - 조산초교 1215 - 탑재삼거리 1216 - 양도면사무소 1218 - 산문입구 1223 - 비선삼거리 1224 - 느티나무 1225 - 외포1리 1228 - 외포리종점 1230
이 차가 온수리에 오면 12시 5분 정도 될 것은 뻔할 뻔자였고, 과연 12시 6분이 되자 61번 버스가 나타나서 우리는 1250원 새로 찍고 승차했습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이런 점에서는 한편으로는 인천광역시의 노선 계획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기왕이면 지금처럼 화도 출발이 아니라, 외포리에서 화도를 거쳐 구래역까지 노선을 운행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아무튼 온수리~외포리 구간도 이미 타봤던지라, 오래간만에 다시 이 구간을 구경하며 우리는 오후 12시 30분에 외포리 종점에서 하차합니다. 사실 외포리에 도착한 이 순간부터가 본 게임 시작이건만, 오후 12시 넘은 시각에 도착을 하게 되니 정말 강화 가는 거나 태안 가는 거나 큰 차이가 있질 않군요. -ㅅ- ㅋ
오늘의 첫 타자는 어류정을 경유하여 보문사로 가는 석모도마을버스입니다. 이전에는 석모도 석포리선착장에서 출발했으며 BS090 미디로 운행하던 노선이었는데, 석모대교 완공 후에는 외포리 출발로 바뀌고 차량도 레스타로 바뀌었더군요(...). 이제는 이 노선도 포털사이트 및 어플에서도 조회가 가능하게 되어 운행경로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 점은 그래도 다행이었지만요. 사실 이미 시승 경험이 있는 석준형이 옆에 있어서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는 건 업계 정설입니다 -ㅅ- ㅋ
[삼산마을버스 906-1번][환승]
외포사거리,싱싱마트앞 1243 출발 - 외포리종점 1244(안 태울 가능성이 높음) - 연안여객터미널 1244 - 석모대교앞 1247 - 석포리마을회관 1254 - 전득이고개 - 어류정입구 1259 - 어류정항 1303
※ 민머루 경유하지 않았음
이 노선은 외포리를 오는 퍼런색 강화군내버스와 달리, 외포사거리에 있는 싱싱마트 앞에서 출발을 하더군요. 오후 12시 40분에 버스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군내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외포리 마을 어귀에 있는 사거리로 얼른 이동하여 버스에 승차하였죠. 카드 승차 그런 거 불가능했다는 이 노선도 이제는 카드 단말기가 달리게 되어 환승할인이 됩니다. ㅋㅋ
버스는 12시 43분에 바로 출발하였고, 군내버스 타는 외포리종점 앞과 여객터미널을 지나 바로 석모대교를 건넜습니다. 이 마을버스만 지나가는 전득이고개도 제법 볼만했습니다. 그런데 버스 안에 우리 둘밖에 없는 것도 그렇고 기사아저씨의 느낌도 그렇고 하여간 탈 때부터 좋은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어류정입구 근처에 오자 과연 석준형의 예상대로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질문을 하시더군요. 물론 다 계획이 있는 석준형이었기에 우리는 어류정 간다고 대답을 했고, 버스는 어류정입구에서 좌회전을 틀어 어류정항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과연 버스는 민머루해수욕장은 무시하고 어류정항으로 바로 직행하였으며, 어류정항 안 주차장까지 들어가서 우리를 내려주고는 바로 떠났습니다.
어류정항은 생각보다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횟집 대여섯 군데에 주차장이 전부더군요.
하지만 우리가 여기를 온 이유는 바로 꽃게탕 때문이었는데, 외포리와 석모도 이쪽 동네가 꽃게탕으로도 유명한 동네다보니 이번에 한번 먹어보기로 의기투합을 했던 겁니다. 아까 타고 온 버스가 민머루해수욕장을 들르지 않았지만 이것도 다 예상된 일이었고, 그에 따른 계획이 다 짜여져 있었기 때문에 아무 걱정도 되지 않았습니다. 오우~혁님 ㅋㅋ
우리는 어류정항을 간단히 둘러보다가 가장 오른쪽 끝에 있는 가게로 들어갔고, 바로 5만원을 주고 꽃게탕을 주문하게 됩니다.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손님은 많지 않았지만, 여기는 강화도에서도 안쪽으로 한참 들어와야 되어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다보니(석모도 하면 사실 보문사밖에 생각 안 날 겁니다. -ㅅ- ㅋ) 가족 단위로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기대 반 배고픔 반으로 시간을 보내다 만나게 된 꽃게탕.
국물도 역시 얼큰하니 끝내줬지만, 생각외로 크기가 어느정도 되는 꽃게들이 서너 마리쯤은 들어가 있다보니 우리는 감탄을 하며 정말 맛있게 식사를 하게 됩니다. 이날 찍었던 사진이 유실되었던 것을 일부 복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꽃게탕 사진은 없는 것은 저조차도 아쉬웠지만, 아무튼 정말 5만원이 아깝지 않은 그런 꽃게탕이었고 기회만 된다면 또 먹으러 가보고 싶어질 정도였네요. 더군다나 둘이서 함께 비용을 나눠 내니 부담되는 가격도 아니었습니다. 고마운 석준형과 함께, 꽃게탕도 그야말로 엄지 척 ㅋㅋ
[삼산마을버스 905-1번][1250]
어류정항 1410 - 민머루해수욕장(회차) 1413 - 석포리마을회관 1420 - 석포선착장 1422 - 외포사거리,싱싱마트 1432 도착, 1445 출발 - 석모대교앞 1448 - 원수리마을 1452 - 석모1리마을회관 1454 - 삼산면사무소 1456 - 삼산저수지앞 1458 - 하리마을회관 1501 - 하리선착장 1502
개쩌는 꽃게탕으로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덧 버스시간이 다 되어 슬슬 채비를 하고 정류장에 나와보니 오후 2시 10분에 다시 레스타 마을버스 한 대가 등장합니다. 이번에는 나가는 방향으로 타는 덕에 민머루해수욕장도 볼 수 있었는데, 들어가는 길이 엄청나게 쩔지는 않았지만 오르막이 나름 압박이긴 하더군요. ㅎㅎ
그렇게 다시 왔던 길을 따라 외포리로 돌아온 버스는 10분 남짓 대기하다(...) 다시 움직이게 되었고, 이번에는 석모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을 하여 면사무소를 지나 하리선착장에 우리를 내려줍니다. 시간상 반대 방향으로 도는 버스를 탈 수밖에 없어 생긴 일이었지만 기사아저씨께서 별다른 말씀이 없었던 것은 물론(말씀이 없을 수밖에 없긴 했습니다 ㅋㅋ), 요금을 또 받지 않았던 점은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하리선착장으로 가는 길은 보문사 가는 길과는 정 반대 방향이라 그런지 아까 어류정으로 갈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이쪽은 주민들만 다니는 길이라는 것이 체감이 될 정도로 차도 없고 외진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왜 석준형이 보문사 버스를 탈 때와 상리 노선을 탈 때의 느낌이 달랐었다고 했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다음에 탈 외포리 경유 강화 행 버스가 오려면 시간이 40분가량 남은 상황이라 우리는 이 틈에 선착장도 한번 보고 옵니다. 인연 되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는 서검도, 그리고 미법도로 들어가는 배가 출발하는 장소였기에 시간표도 체크해 보았죠. 배 시간은 사전에 조사했던 것 그대로였는데, 올해 10월까지는 하리선착장에서 오전 8시 30분, 오후 1시, 오후 3시 50분 이렇게 하루 3회 운항을 하고 있었습니다(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오후 1시 배가 생략됩니다). 여기서 웃긴 점은, 시간표와 선착장의 경치 구경하다보니 정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서검도와 미법도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우리를 보게 됐다는 것이었죠. 그놈의 우한 폐렴만 아니었어도 올해 실제로 실행에 옮겼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ㅅ-;;
어플로 버스 위치를 보고 있으니, 35번이 하리선착장에는 오후 3시 45분에 올 각이더군요. 시간 맞춰 정류장으로 다시 나와 있으니 과연 오후 3시 45분에 버스가 오는데, 오래간만에 두에고 차량을 타게 됩니다. 사실 선진그룹 동네를 오게 되면 간간이 보이는 게 두에고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이 차량을 운용하는 버스회사들이 많지 않아 나름 귀한 체험(?)을 하게 되네요. ㅋㅋ
[군내버스 35A번][1250]
하리선착장 1545 - 상주(회차) 1557 - 상2리마을회관 1602 - 하리마을회관 1604 - 신동마을 - 장암마을 1608 - 한가라지고개 1611 - 보문사(회차) 1615 - 내건너 1621 - 어류정입구 1623 - 민머루해수욕장(회차) 1628 - 어류정입구 1631 - 전득이고개입구 1636 - 석포선착장 1638 - 석모대교앞 1641 - 황청리종점 1645 - 오상2리 1649 - 내가초교 1652 - 내가시장 1654 - 외포리종점 1657
※ 원래 석모도에서 외포리로 바로 가야 하는데 뜬금없이 황청리를 찍는 바람에 개이득 ㅋㅋ
이번에는 상리를 들렀다가 보문사를 거쳐 다시 강화로 나가는 시간대다보니, 이 버스를 탐으로서 석모도 내 모든 노선은 클리어를 성공하게 됩니다. 석모대교가 뚫려 강화터미널에서도 석모도로 바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이었지만, 꽃게탕에 어류정에 민머루에 선착장에 상주에 하여간 한 큐에 해결을 지어버리는 이 개쩌시는 계획력은 정말 대단한 거랑께요. ㅎㅎ
하리선착장에서 우리를 태운 버스는 하리마을회관으로 나온 뒤 좌회전을 하여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왕복2차로 길이었으나, 상2리 마을회관을 지나니 1차로 길이 등장하였는데 생각보다 개쩔더군요. 석준형이 석모도를 배 타고 들어와서 상리 가는 버스를 탔었을 시절과 운행경로 차이는 없다고 하는데, 드디어 말로만 듣던 상주를 가보는 것인가 ㅋㅋ 정말 많이 들어가는 버스와 개쩌는 길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ㅋㅋ
우리가 탄 지 10분 남짓 지나자 종점으로 보이는 공터가 저 멀리 보이는데, 과연 버스가 거기에서 회차를 하였고 "상주"라고 적힌 정류장 표지판도 함께 있더군요. 옻닭오리 간판도 같이 세워져 있었죠. 석모도에서도 정말 안쪽에 들어가 있어 외진 동네인 이곳 상리에도 강화까지 한방에 가는 차편이 하루 2회뿐이긴 해도 어쨌든 운행하게 된 것은 물론, 기존 마을버스도 계속 들어오게 되어 버스가 이전보다는 많아진 셈이니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ㅎㅎ
상주를 나온 버스는 하리선착장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쭉 직진을 하여 삼산면사무소 쪽으로 갈 듯 하다가, 신동마을을 지나 우회전을 합니다. 논을 따라 일직선으로 쭉 뻗은 직선도로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풍경이 진짜 죽이더군요. 이런 맛에 버스를 타죠. 암요. ㅋㅋ
타는 사람 없이 계속 달리던 버스는 보문사, 매음리 방향으로 우회전을 하였고, 한가라지고개라고 하는 고개도 하나 넘고 계속 직진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주 찍고 여기까지 오는데만 30분이나 걸리는데 정말 2배의 법칙이 체감되지 않을 수가 없음을 느끼는 가운데, 버스는 보문사를 찍습니다. 그런데 왕복2차로 길가의 정류장만 지나가고 말 줄 알았더니만, 버스가 보문사 주차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더군요. 해안관광 순환노선들을 제외한다면 강화에서는 정말 노선 길기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 틀림없는 이 노선에까지 이런 서비스가 있는 걸 보면 정말 석모도의 기둥은 보문사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걸 증명하는 듯, 주차장 안은 차량들과 사람들로 한가득이었죠. 휴 -ㅅ-;;;
보문사 주차장을 빠져나온 버스는 다시 가려던 길 따라 계속 달리기 시작했고, 아까 마을버스로 지나갔던 어류정입구를 다시 지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버스는 아까 탔던 마을버스와 달리 전득이고개쪽으로 가지 않고, 해안도로 쪽으로 조금 더 둘러서 가더군요. 전득이고개에 비하면 쩌는 맛이 없었지만, 정말 깨알같은 디테일까지 살아있는 이 코스에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ㅎㅎ
외포리에서 오는 배가 들락거린 추억이 있는 석포리선착장도 지나고 석모대교도 건너 석모도를 빠져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게 되는데, 이 버스가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회전을 하는 겁니다. 응????
외포리 찍고 강화로 가는 버스이기 때문에 석모대교를 건넌 다음 외포리 쪽으로 우회전을 해야 되는데, 이 버스가 갑자기 왜 이러나 정말 이상합니다. 하지만 버스가 가는 방향이 황청리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보니, 버스가 황청리종점을 찍고는 내가시장도 경유하여 외포리로 들어오더군요. 황청리종점은 황청포구로 들어가는 길 삼거리에 딱 있었고, 그 다음에 나타난 국촌 정류장을 보니 여기서 버스를 타야만 했던 안타까운 그날(2012년 2월 25일 시승기 참고)도 생각이 났습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데가 있는 황청리 노선을 승차당해버린 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우리는 정말 예정에도 없던 하이파이브를 하게 됩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버스의 돌발 행동에 황청리 노선은 안 타도 되었으니까요. 기사아저씨의 착각에 의해 벌어진 일 같지만, 그리고 이것 때문에 하리선착장에서 탄 지 1시간 만에 외포리에 내리게 되었지만, 우리는 정말 개이득에 취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키아 ㅋㅋㅋㅋ
외포리에 내리니 오후 5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석모도가 끝나서 그걸로도 일정은 끝난 상황이었는데, 때마침 석준형이 동검리를 못 가봤다고 합니다. 물론 동검리가 아니더라도 그랬겠지만, 저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거기 가자고 콜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동검리의 개쩌는 길을 이번에는 다시 보는 (그리고 이번엔 둘이서 보는) 셈이니 기분이 좋았던 겁니다. 게다가 동검리를 타자면 온수리로 가야 했는데,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온수리 가면 때마침 동검리 차와 시간이 맞기까지 합니다. 우와 ㅋㅋㅋㅋ
온수리 가는 61번은 외포리에서 오후 6시 15분에나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1시간 짱박아야 되는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동검리를 생각하면 1시간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1시간 동안에 저녁도 먹고, 동네 구경도 하면 되죠 뭐. ㅋㅋ
이리하여 우리는 간단히 저녁을 먹고, 외포리 구경을 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 치고는(화도터미널 있는 동네보다 더 많이 사는 듯;;) 생각보다 조용한 편이라는 게 의외더군요. 항구도 있었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주문도와 볼음도 등을 가는 배 시간은 물론, 그곳 펜션들 전화번호까지 있는 겁니다. 주문도 농어를 생각하면 군침이 도는 우리였기에, 이건 대박 정보다 싶어 얼른 사진을 찍어두었죠. 주문도 가는 배는 사전에 알고 있던 그대로 하루 2번 있었는데, 아침 배는 여기가 아니라 선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배 타러 선착장까지 가는 난도가 급상승해버리는 난관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합니다. ㅎㅎ
구경 잘 하고 다시 버스 타는 곳으로 와보니 61번이 회차를 마친 채 출발대기를 하고 있었고, 그 버스에 타고 있으니 오후 6시 14분이 되어 버스가 출발합니다.
[군내버스 61번][1250]
외포리종점 1814 출발 - 외포리정미소 1817 - 산문입구 1823 - 탑재삼거리 1827 - 강남중고교 1834 - 온수리 1837
온수리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7분이었고, 우리는 61번에서 내린 곳에서 바로 오후 6시 55분에 도착한 동검리 가는 버스에 승차합니다.
[군내버스 51번][환승]
온수리 1855 - 동들머리 1900 - 선두4리마을회관 1903 - 선두5리 1905 - 동검리입구 1907 - 동검리종점 1913
온수리를 떠난 버스는 70번이 가는 길을 버리고 선두리 쪽으로 우회전을 하였고, 동들머리를 지나니 생각외로 음기가 강해 보이는 선두리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산골짜기 일대에 마을이 있어 드문드문 집들이 있더군요. 버스 안에는 우리 외에 손님이 한 명 있기는 했는데 선두5리쯤에서 내려버린 탓에 버스는 동검리까지 논스톱으로 질주하여 온수리를 떠난 지 20분도 채 못 되어 동검리종점에 도착합니다. 동검리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그리고 산길까지 섞인 쩌는 1차로에 석준형 역시 타보기를 잘했다고 하더군요. ㅎㅎ
이제 동검리에 오는 다음 버스는 오후 8시차 딱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이걸 타고 귀갓길에 오르면 집에는 도대체 언제쯤 도착할지 사실은 한숨부터 나올 상황입니다(대략 자정 언저리쯤 도착할 듯 -ㅅ-;;;;). 하지만 우리가 이 시간대를 노린 이유는 개쩌는 동검리를 놓칠 수는 없다는 것 말고 또 하나가 있었으니, 우리가 탄 이 시간대가 제일 텀이 짧기 때문이었죠. 사실 동검리는 까다로운 노선 중 하나라서 이런 시간대가 있음에 감사함마저 느껴질 지경입니다.
버스가 오기까지 45분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어 우리는 바닷가나 한번 가보려고 안으로 슬슬 걸어들어가는데 이게 웬걸, 가다가 길이 중간에 끊겨 있더군요. 그래도 길 끝에 있는 펜션 너머에 바다가 있어 그걸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볼일을 보고 다시 버스종점으로 슬슬 걸어와보니 차 한 대가 서 있었는데, 고장이 났는지 움직이질 못하더군요. 종점이 생각보다 좁아 중형버스 하나 돌리기도 버겁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그리고 차 주인도 핸드폰으로 전화 해가며 나름 분주했지만 정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여기는 생각외로 많이 외진 곳이었기 때문에, 긴급수리 업체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던 겁니다. 그나마 그 차가 회차지 딱 한가운데에 서 있진 않아서 버스가 회차하는 게 정말 아예 불가능하진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지만, 정말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윽고 오후 8시가 되자 막차는 도착했고, 정류장을 박아버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말 어렵게 어렵게 겨우 회차를 끝낸 그 버스에 우리는 바로 탑승하였습니다. 시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버스는 바로 출발했죠. 귀갓길이 걱정되긴 했지만, 까다로운 동검리도 해결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게 됩니다. ㅋㅋㅋㅋ
[군내버스 51번][1250]
동검리종점 2001 출발 - 선두4리마을회관 2012 - 온수리 2020
[강화선진버스 60-2번][환승]
온수리 2027 - 초지진 2034 - 대명초교 2040 - 대곶사거리 2045 - 양곡터미널 2054 - 구래역 2102
버스는 타는 사람 없이 온수리까지 쭉 달려주었고, 사전에 온수리에서 60-2번과 시간을 맞춰놨기 때문에 우리는 내린 지 10분도 안 되어 도착한 60-2번을 타고 구래역까지 바로 달립니다. 이렇게 가니 동검리에서 출발한 지 딱 1시간만에 구래역에 내릴 수가 있었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강화터미널을 거칠 경우, 40분은 족히 더 걸렸을 걸 생각한다면 정말 구래역이 생각외로 장소가 괜찮더군요. 남들이 버리는 걸 우리는 취한다는 말씀은 진리인 것이었습니다. 크 ㅋㅋ
[M6117번][환승]
구래역 2104 - 운양역 2124 - 합정역 2150
이제 석준형은 M6117번을 타고 귀가하면 되었고, 저는 90번을 탈까 같이 합정역에 갈까 갈등하다가 같이 합정역을 통해 귀가하기로 하고 저도 같이 합정역까지 타고 갑니다. 집까지는 어떻게 갈까 머리를 굴려보니 이번에는 5602번을 타고 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던 것이죠. 개통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5602번은 제게 있어선 귀갓길에 이용되는 평범한(?) 노선으로 전락해버린 지가 매우 오래였는데, 이번 기회에 오래간만에 또 한번 타보게 되네요. 배차간격이 길었던 처음 개통 시절에 타서 전구간 소요시간을 측정하고, 그걸 엔하위키에 최초로 올렸었던 게 엊그제 같더군요. ㅋㅋ
다만 구래역을 경유하는 초강수(?)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강화도는 강화도인지라, 집에 도착하니 어휴...자정이 안 넘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판이었네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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