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행문/2024년~2025년

2024년 6월 2일 - 장태산휴양림과 함께하는 간단한 대전 외곽버스 시승기(절반의 성공)

회관앞 느티나무 2025. 11. 28. 11:49

대전으로 출장을 오게 된 저는 전날에 숙박을 하는 것을 택하여 짐을 풀게 됩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다보니 이 기회에 장태산휴양림을 한번 다녀와볼 겸, 대전 22번의 종점인 장안동종점도 가보고 산직2동까지 해결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장태산휴양림으로 가려면 20번 또는 22번을 타야 했는데, 서남부터미널은 생각보다 접근이 불편한지라 가수원으로 가서 환승하는 것이 낫겠더군요. 둔산에서 가수원으로 가는 노선을 찾아보니 급행3번이 있었고, 10분쯤 뒤 급행3번이 도착예정이라 시간 맞춰 정류장으로 나가보니 곧 버스가 도착합니다.
 
 

▲ 가수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타게 된 급행3번.



[대전 급행3번(원내동차고지~진잠타운아파트,건양대병원네거리,가수원육교,수목토아파트,월평삼거리,갈마네거리,은하수네거리,둔산경찰서,신세계백화점~DCC종점)][환승]
둔산경찰서,통계센터 1508 - 은하수네거리 1513 - 갈마네거리 1516 - 월평삼거리 1521 - 봉명베르디움 1525 - 신안인스빌 1528 - 가수원파출소 1539 - 가수원육교 1540

버스는 둔산신도시를 가로질러 남서쪽으로 이동하는데, 누가 이곳이 대전의 중심 아니랄까봐 갤러리아백화점까지 있는 등 상권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여기도 밤이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마저 드는데, 이따 저녁은 여기 돌아와서 먹고 매머드커피도 한군데 있길래 거기도 들러주기로 합니다.
 
 

▲ 오늘도 둔산신도시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여기도 밤이 없을 듯 ㅋㅋ

 
 
둔산신도시를 빠져나오니 갈마네거리가 나왔고 유성온천 쪽으로 가던 버스는 유성온천 직전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이 길이 가수원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왼쪽에는 갑천이 흐르고 있었고 오른쪽에는 높다란 아파트 단지들이 펼쳐지는 것이 나름 장관이었습니다.
 
 

▲ 갈마네거리에서 가수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전용차로까지 갖춰져 있더군요.



그런데 한 가지 큰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가수원으로 온 것은 좋았는데, 22번이 불과 몇 분 차이로 먼저 가수원을 지나버렸다는 것입니다. 꼭 급할 때면 사람들이 많이 타는 이 징크스 때문에 소요시간이 늘어지는 것은 정말 지긋지긋하지만 현재진행형이네요. -ㅅ-;;;
 
 

▲ 대전 22번 시간표. 서남부터미널발 오후 3시 20분 출발 버스는 몇 분 차이로 놓쳤기 때문에, 다음 버스는 서남부터미널에서 오후 4시 45분에 "출발"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20번을 탈 수밖에 없었죠. (촬영장소 - 가수원시장).

 

게다가 구원투수가 되어줄 20번 또한 시간표를 보니 오후 3시 55분이 되어야 대전역을 출발하는데, 이 때문에 정말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여기서 한 시간 기다려서 그 20번을 타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더군요. 결국 저는 근처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하나 시켜놓고 한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ㅅ-;;;;

아무튼 20번이 대전역을 출발해서 이곳 가수원까지 오려면 30분 넘게 걸릴 것이기에, 저는 기왕 이렇게 된 거 여유를 가지고 시간을 보내다 시간 맞춰 가수원시장 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때마침 정류장 근처에 일요일인데도 문을 연 복권방이 있는 덕택에, 저번주에 3게임이 5등 당첨됐던 것도 현금으로 바꾸는 여유까지 부려가며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4시 33분이 되자 20번이 도착합니다.
 
 

▲ 20번을 타고 장태산휴양림으로 갑니다. 22번을 놓치고 한 시간 만에 길이 열렸습니다. ㅎㅎ



[대전 20번(대전역동광장~대동역3번출구,대전역역전시장,중앙로역6번출구,중구청,서대전네거리,버드내네거리,도마시장,정림삼거리,가수원시장,가수원역,괴곡동,사진개,흑석네거리,기성중교,장안저수지,장태산자연휴양림~장안동)][환승]  ※ 대전역동광장 1555 출발
가수원시장 1634 - 가수원역 1635 - 괴곡동,고리골 1638 - 상보안 1640 - 흑석네거리 1645 - 기성중교 1647 - 용바위 1652 - 장태산자연휴양림 1655

이 버스는 22번과 다르게 장안동 깊숙한 곳에 있는 종점이 아니라 장태산자연휴양림까지만 가는 노선이지만 어쨌든 휴양림도 가보고 싶었던만큼 냉큼 승차했습니다. 사실 휴양림에서 장안동종점으로 내려가는 길도 지도에 나와있는 만큼, 휴양림도 구경하며 장안동종점으로 가도 됐으니까요. 가수원을 벗어나니 산과 나무, 그리고 흑석네거리 쪽으로 뻗어있는 넓직한 왕복 4차선 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흑석리역이 있는 흑석네거리에 이르기까지 도로 주변에는 집조차도 잘 보이질 않았습니다.
 
 

▲ 가수원에서 흑석네거리로 내려가는 길은 넓직했지만, 주변에 집이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 괴곡동 정류장이 도로 밑에 있어서 램프를 타고 밑으로 내려왔는데, 여기 주변에도 집이 보일듯 말듯 하네요. -ㅅ-;;;

 
 
정말 여기 대전광역시 맞나 싶은 풍경들이 계속 나오다가 흑석네거리에 와서야 그나마 사람들이 좀 사는 면소재지같은 시가지가 나옵니다.
 
 

▲ 그나마 사람들이 모여 사는 듯한 흑석네거리. 여기 근처에 호남선 흑석리역이 있습니다.

 
 
이곳 흑석네거리는 20번대 외곽노선들이 제각각 갈라지는 장소이기도 한데, 장태산휴양림은 좌회전을 해야 한다는 이정표의 안내에 따라 버스도 좌회전을 해주었습니다. 흑석네거리를 벗어나니 또 집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고, "이번 정류장은 OO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OO입니다" 하면서 안내방송만 쉴새없이 나불대더군요. 그나마 대전시내버스 안내방송은 음질도 멘트도 괜찮은 편이라는 게 다행이었죠.
 
 

▲ 흑석네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장안동 가는 길로 들어섭니다.

 

▲ 흑석네거리를 벗어나니 산과 함께하는 왕복2차선 도로가 이어집니다. 22번이 ㅓ형으로 경유하는 산직2동이 도로 왼쪽 어딘가에 있을 텐데, 이따 들르게 될 거라는 사실은 체크를 해놓았죠.

 

그런데 토옥골을 지나니 왼쪽 차창으로 장안저수지도 나오는 등, 펼쳐지는 풍경이 진짜 끝내줍니다. 저수지와 도로 간 높이 차이가 있어 도로에서는 저수지가 생각만큼 잘 보이지는 않았고, 가로수 등 방해물도 있다보니 달리는 버스 안에서 좋은 사진을 건지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았지만 수도권과는 또 다른 숲속 풍경의 모습에 진짜 감탄을 하게 됩니다. 장태산휴양림은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났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네요. ㅋㅋ
 
 

▲ 토옥골을 지나 장안저수지를 끼고 달리는 이 길이 정말 멋졌습니다.

 

▲ (2장 모두) 드디어 목적지인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다와갑니다.

 

저수지를 지나니 곧 장태산휴양림이 나왔고 저는 여기에서 내려 휴양림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여기는 입장료가 무료라서 입장료를 내지는 않았는데, 조용한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 이곳이 장태산자연휴양림 입구였습니다.

 

▲ 20번과 22번은 저 길로 더 들어갑니다.

 

▲ 흑석네거리, 가수원 방향. 도롯가에 심어진 키 큰 나무들 덕분에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 흑석네거리로 나가는 방향은 저 정류장에서 타는 것이겠더군요.

 

▲ 장태산 자연휴양림 안내도.

 

▲ 휴양림 초입.

 

▲ 장태산자연휴양림 설립자입니다. 사설 휴양림이었으나 대전광역시에서 매입한 역사가 있었더군요.

 

▲ 산책로는 잘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안으로 계속 들어가보니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참 많았는데, 이것이 햇빛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휴양림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보니 누울 수 있는 의자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는 등 완전 삼림욕하기 최적의 장소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이런 모습들을 보니 굳이 나무 보러 머나먼 담양까지 안 가도 되겠다 싶습니다.
 
이곳은 대전 이외 지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일요일인데도 찾아온 분들이 생각보다 은근 많았습니다. 노잼도시로 불리우는 대전이라지만 숨은 명소를 하나 또 가보았다는 생각에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키아 ㅋㅋ
 
 

▲ 일요일 오후인데도 이 곳을 찾은 분들이 은근히 많았습니다.

 

▲ (2장 모두) 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굳이 담양까지 안가도 될 정도입니다. ㅋㅋ



그렇게 휴양림의 최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여기는 방갈로와 통나무집 등 숙박시설이 있었는데, 오늘 바깥에서 둘러본 바로는 시설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이곳이 대전에 있는 휴양림인만큼 예약은 엄청 빡셀 거라는 함정은 있었지만 말입니다.
 
 

▲ 예약하려면 빡셀 것 같은 통나무집. 여기가 휴양림의 가장 안쪽 지점인데, 저는 여기를 뒤로 하고 장안동종점으로 걸어내려갑니다. 그런데...

 

그런데 통나무집이 있는 곳을 지나 직진을 하니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분명 카카오맵에는 직진을 해도 길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동물들이나 다닐 법한 수준의 길이었고, 그마저도 몇 미터 가보니 풀에 가려 땅이 보이지 않는데다 경사마저 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 제가 서 있는 장소(빨간색 동그라미)에서 직진하면 장안동종점으로 가는 길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 여기서 직진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길이 없습니다. 다른 쪽 길로도 탐험을 시도했지만 엉뚱한 곳으로 가는 길뿐이었습니다.

 

단 수백 미터만 내려가면 되는데 진짜 어이가 없더군요.
어쨌든 길이 사실상 없는 상태인데다, 해도 조금 있으면 질 때여서 무리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냥 뚫고 내려가보는 것도 생각은 했지만 워낙 풀이 우거진 탓에 지면이 잘 안 보여서 경사 파악도 어려웠고, 가다가 뱀을 밟고 물리는 일 또한 생기는 수가 있었던 겁니다. 어쨌든 이곳은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곳이 아닌데다가, 오늘은 일요일인만큼 뱀에게 물리기라도 한다면 치료 또한 머리아파지는 거죠. -ㅅ-;;;
 
결국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22번 종점까지 걸어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산직2동 ㅓ형이라도 확실하게 건지기로 했습니다. 22번 장안동종점은 나중에 20번을 활용하면 도보 거리를 줄여서 해결을 볼 수라도 있지만, 산직2동은 경유 시간대가 따로 있는데다 방향별로 따로 놀기까지 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도 무조건 가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누울 수 있는 의자에 누워 쉬기도 하면서 왔던 길 그대로 다시 내려온 후, 처음에 봐두었던 버스정류장에서 22번을 기다립니다.
 
 

▲ 장태산휴양림 버스정류장. 오후 6시 50분에 22번이 장안동종점을 출발하여 이곳으로 올 것입니다.

 

▲ 이 당시 촬영한 대전역과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잇는 20번 시간표.

 

▲ 서남부터미널~장태산휴양림~장안동종점을 잇는 22번 시간표. 장안동종점을 오후 6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서남부터미널 방향으로 산직2동을 들르는 막차입니다.

 

▲ 원래는 저 차를 장안동종점에서 탔어야 했는데 ㅜㅜ;;; 일단은 산직2동을 확실하게 건지기로 합니다. 석준형과 함께 이걸 탈 수 있다면 더욱 좋구요. ㅋㅋ

 

[대전 22번(산직2동경유) (서남부터미널~도마시장,정림삼거리,가수원시장,가수원역,괴곡동,사진개,흑석네거리,기성중교,(산직2동종점),장안저수지,장태산자연휴양림,산막골~장안동종점)][1500]  ※ 장안동종점 1850 출발
장태산자연휴양림 1858 - 용바위 1901 - 산직2동종점(회차) 1906 - 기성중교 1908 - 흑석네거리 1911 - 상보안 1915 - 괴곡동,고리골 1918 - 가수원역 1920 - 가수원시장 1921 - 정림삼거리 1922
 
버스는 아까 20번으로 왔던 길 그대로 흑석네거리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번에는 아까와 반대로 도로 오른쪽에 장안저수지가 위치한지라 저수지를 사진으로 한 컷 담아볼 수 있었는데, 장태산휴양림과 외부를 잇는 이 길도 진짜 경치가 좋아서 20번이든 22번이든 정말 타볼만한 노선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 된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쉬웠지만 말입니다.
 
 

▲ 가로수, 그리고 산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보여준 장안저수지.

 
 
장안저수지의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흑석네거리를 향해 쭉 직진하던 버스는 과연 산직2동을 들러줍니다. 산직2동은 선택 경유지인데다 방향별로 경유 시간대도 다른지라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지만, 어찌됐든 오늘의 목적을 절반이지만 성공하게 됩니다. ㅋㅋ
 
 

▲ 대전 22번 산직2동 주행영상입니다.

 
 
산직2동을 나오니 금방 흑석네거리에 도착하였고 여기서 손님을 한 명 태우며 버스는 다시 가수원을 향해 달려줍니다.
 
 

▲ 다시 진입하는 흑석네거리입니다. 이 장소에서 손님이 한 명 탔습니다.

 

▲ 가수원으로 올라가는 도로. 길은 정말 넓직하게 잘 뚫려 있었습니다. 길만 잘 뚫려 있었지만요. -ㅅ-;;;

 
 
이제는 저녁도 먹을 겸 다시 둔산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하지만 서남부터미널은 노선 수는 많아도 의외로 접근이 불편한 곳이라 거기까지 갈 마음은 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대전버스들을 타다보면 서남부터미널 또한 가게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오늘 가야만 할 이유도 딱히 없었죠. 그래서 저는 정림삼거리에 내린 다음 211번을 타고 파랑새네거리로 가는 것으로 오늘의 시승을 마치게 됩니다.
 
 

▲ 세동에서 온 외곽버스 42번. 이 노선 역시 공략될 날은 찾아올 것입니다.

 

▲ 22번과 붙어 있던 시간대여서 생각보다 금방 만난 장태산발 20번입니다.

 

▲ 둔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한 오늘의 마지막 버스입니다. 변동이라는 동네를 지나가더군요. ㅋㅋ

 

▲ 밤이 없을 듯한 둔산신도시. 오늘 밤 역시 이렇게 지나갑니다.



[대전 211번(화물터미널~드리움아파트,진잠초교,진잠네거리,구봉마을8단지,관저2동주민센터,건양대병원네거리,가수원육교,정림삼거리,도마삼거리,도마1동주민센터,변동오거리,대전산업정보고교,용문역,대전상공회의소,은하수네거리,둔산경찰서~정부청사역)][환승]
정림삼거리 1931 - 도마삼거리 1934 - 도마1동주민센터 1937 - 구농도원 1939 - 변동오거리 1943 - 용문역5번출구 1948 - 대전상공회의소 1953 - 파랑새네거리 1956
 
정림삼거리에서 둔산까지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25분만에 갈 수 있었던 점이 참 좋았습니다. 여기가 서울이었다면 25분으로는 어림없는 거리였을 테니 말이죠. 둔산에서의 저녁식사 역시 매머드커피가 이미 문을 닫은 바람에 절반의 성공을 거두게 되었지만 어찌됐든 오늘은 저 혼자 가기 아까웠던 대전의 숨은 명소인 장태산휴양림을 버스로 다녀와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산직2동까지 함께 해결되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