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행문/2024년~2025년

2024년 8월 10일 - 공주 신원사 방문 및 대전 614번 간단 시승기

회관앞 느티나무 2025. 12. 26. 12:54

※ 충청권 통합환승요금제 실시(2024년 8월 26일) 및 공주 500번/세종 550번 시간표 변경(2025년 3월 1일), 공주 500번의 노선변경(2025년 3월 1일) 이전입니다. 따라서 2025년 12월 현재와는 다른 내용이 있음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공주 신원사를 다녀오면서 대전을 들러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신원사는 그 고즈넉한 모습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340번 및 주말 및 공휴일 노선인 206번에 의해 대전 역시 따라오는 효과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그리하여 저는 조치원역으로 온 다음 오전 10시 5분에 출발하는 500번을 타고 공주로 가게 됩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디젤 뉴슈퍼로 운행하는 세종 550번으로 공주를 가보고도 싶었지만, 550번과는 영 시간이 맞지 않기도 했고 세종 버스와 공주 버스 간 환승할인도 되지 않아서 신원사까지 가는 동안 요금을 2배로 내는 꼴이 되므로 매번 이루지 못하는 꿈(?)이 되곤 합니다. -ㅅ- ㅋ
 
 

▲ 터미널행으로 되어 있어 출발지를 알 수는 없으나, 세종도시 "고" 통공사가 눈에 띄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ㅅ-;;;

 
 
그래도 500번은 550번과 다르게 관골을 경유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행이긴 했습니다. 관골은 길이 좁아서 재미있는 점은 좋지만 신호 때문에 미경유보다 5분이 더 걸리는데, 신원사로 가는 310번의 출발시간이 오전 11시 50분이므로 산성시장에서 약간의 준비물을 구입할 여유시간을 그만큼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500번은 오전 11시 10분에 저를 산성시장에 내려주었습니다.

준비물을 구입하고 산성동시내버스정류장으로 가보니 오전 11시 40분입니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역시나 다들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아무리 산성동이 구시가지이고 금강 건너편의 신관동이 신시가지라고는 하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 중 젊은이는 저밖에 없는 건 씁쓸한 현실이었죠. 하지만 내 인생은 내 자신이 살아가는 것이기에 저 혼자 젊은이라는 사실에는 크게 개의치 않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려 봅니다.
 
지금 정류장 안에 잔뜩 계시는 어르신들은 보나마나 유구 가는 700번과 신원사 가는 310번 둘 중 하나를 타려는 사람들일 테고(사실 조치원으로 가는 550번도 11시 50분에 출발하지만 지금 시간대의 어르신들은 그 버스를 잘 타지 않습니다. -ㅅ- ㅋ), 저는 310번을 타려는 줄 맨 마지막에 서서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남들은 먼저 타려고 안달인 것과 반대로 맨 마지막으로 버스에 오르는 탓에 재수없으면 서서 가는 고난은 따라옵니다만, 결국 도리도 지키고 나중에는 100% 앉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또다른 가벼움을 느끼게 되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버리는 것을 우리는 취한다는 말씀은 정말 진리니까요. -ㅅ- ㅋ
 
다행히 이번에는 어르신들이 모두 타고도 맨 뒤에 자리가 남아서 그곳에 앉았습니다.
그간 경험상 신원사까지는 40분이 걸릴 텐데, 신원사에 도착하면 시간이 거의 안 남기 때문에 310번은 어느정도 빠르게 주행하곤 합니다. 하지만 공주시내버스의 난폭운전과 불친절함은 많이 줄어든 지 오래이며,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지점은 정해져 있고 그 이외에는 승하차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는 않으니 시간은 그럭저럭 잘 맞추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버스가 특별히 난폭운전을 하지도 않았고 좌석도 다 채운 상태로 출발했었는데, 신원사에 도착하니 무려 5분이라는 시간이 남는 역대급 사건이 생겨서 깜짝 놀랐네요. ㅎㅎ
 
 

▲ 이번에는 오후 12시 25분에 도착한 신원사 종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한 명 있습니다. ㅎㅎ

 

▲ 제가 타고 왔던 버스. 오후 12시 30분에 공주로 되돌아갑니다.

 
 
다음 버스는 오후 1시 50분이 되어야 옵니다.
하지만 주말 및 공휴일에는 동학사로 가는 206번이 있으므로 이 버스를 이용해 대전으로 가면 됩니다. 2시간 약간 안 되는 여유시간이 주어져서 급할 것은 없었고, 찌는 듯한 더위가 문제였지만 어쨌거나 신원사로 들어가 줍니다. 절도 고즈넉한 모습이지만 뒷배경으로 보이는 계룡산의 모습 또한 일품입니다. ㅎㅎ
 
 

▲ 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신원사가 나옵니다. 버스종점에서 느릿느릿 걸어도 10분이면 충분히 절에 도달할 수 있고, 오르막도 사천왕문 바로 앞만 빼면 없기 때문에 방문 난도는 "쉬움" 입니다.

 

▲ 일주문, 그리고 계룡산. 신원사의 여름은 이렇게 초록색이고, 가을은 단풍이 들기에 나름 보는 맛이 있습니다. 마음이 편해지는 맛도 물론 있죠.

 

▲ 신원사를 오면 처음으로 들르게 되는 대웅전. 석가불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 있습니다.

 

▲ 저의 꿈에 힘을 보태주는 듯한 문구. 끌어당김 그리고 내맡김과도 연계되는 사실 엄청난 문구이죠.

 

▲ 신원사의 산신각이자 계룡산 산왕대신님이 계시는 중악단. 상악단과 하악단은 있었으나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은 산신단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계룡산 산신도 모양 열쇠고리를 팔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거 살걸 하는 후회를 남긴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진과 달리 여기를 찾아오는 분들은 정말 많지만, 의외로 에어컨이 있어서 들어가면 아주 시원하다능료 ㅎㅎ

 
 
더워서 힘들긴 했지만 부처님과 보살님들, 그리고 계룡산 산왕대신님께 인사를 드리고 그늘에서 쉬었던 저는 오후 2시가 다 되어가자 슬슬 버스종점으로 되돌아가 버스를 기다립니다. 공주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한 206번이 신원사까지 오려면 경험상 20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 206번을 기다리며 찍어본 신원사 버스종점. 배경으로 계룡산도 등장해 줍니다. ㅎㅎ

 
 
정류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 6분이어서 아직 15분 약간 안 되는 시간이 남습니다만, 여기는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곳이 아니므로 버스시간에 맞춰 미리 나와있는 것이 좋습니다. 시내버스를 시간표 보고 탄다는 것에 문화충격을 받을 분들이 특히 젊은이들 중에 많겠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시간표를 보고 타야 하는 노선이 그렇지 않은 노선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점을 생각하면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죠. 아무리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나라라도 시골에서의 대중교통 운행횟수가 적은 것은 우리나라와 전혀 다를 게 없으니까요(정차 요구시에만 열차나 버스가 서는 곳을 의미하는 Request Stop이라는 단어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ㅅ- ㅋ).
 
일단 종점 앞 슈퍼에서 마실 것을 산 저는 역시 오후 2시 20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합니다.
 
 

▲ 우와~! 버스 온다~!!

 

▲ 회차를 마친 버스. 205번 및 206번은 310번과 달리 여기가 종점이 아니기 때문에 승차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그냥 바로 나가버리므로 멀뚱멀뚱 보고만 있으면 안 됩니다. -ㅅ- ㅋㅋ

 
 
206번은 이른바 신갑동 노선이기도 한데, 계룡산의 3대 사찰인 원사, 사, 학사를 모두 가기 때문에 앞글자들을 따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KTX 공주역과 계룡산 3대 사찰 연계를 위해서라지만 신갑동 셔틀버스도 있는데 이 노선까지 있는 것은 여러모로 의문을 많이 낳은 노선이기도 합니다. 타는 사람이 정말 없으니까요.
 
예상대로 버스에 오르니 기사아저씨 말고는 아무도 없었는데, 신원사에서 이 노선을 타면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는 질문을 던질 때가 가끔 있습니다. 공주 또는 충남대로 가는 줄 알고 타려드는 사람이 있어서인데, 대전으로 가려면 박정자삼거리나 학봉삼거리, 또는 동학사 중 한 군데로 행선지를 대면 무사 통과가 되죠(그곳에 대전 107번이 다닌다는 사실을 기사아저씨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어디 가냐는 질문이 없어서 사뿐하게 카드로 1500원 내며 승차합니다.
 
제가 타자마자 버스는 바로 달리기 시작했고, 아까 310번과 다르게 능산을 지나자마자 우회전을 하여 하대리를 경유합니다. 여기서부터 박정자삼거리까지는 340번과 노선경로가 100% 똑같은데, 이번 버스는 공주를 가는 것도 아니고 유성을 가는 것도 아닌 많이 애매한 노선이므로 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대리를 넘어가니 중장리가 나오는데, 중장리를 오는 버스들 중 갑사를 안 가는 노선은 없기 때문에 이번 버스 역시 갑사 주차장까지 들어가서 회차를 합니다.
 
206번의 경우 신원사에서 갑사까지는 타고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10분 남짓이면 주파할 수 있죠. 하지만 갑사 출발시간은 신원사 출발 20분 후(340번) 또는 공주역 출발 40분 뒤로(206번) 정해져 있는데, 340번과 더불어 206번 역시 이 시간을 지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 두어 명 더 태워(이들은 거의 100%에 가깝게 대전 가는 사람들이라 봐도 되죠) 2시 40분이 되어서야 갑사를 출발한 버스는 내흥1리를 지나 다소 험준한 오르막을 올라 터널을 통과합니다. 여기서 구왕리종점이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구왕리 노선(330)과 시간이 맞질 않으니 가볼 수가 없다는 게 참 아쉽기만 하네요. -ㅅ-;;;
 
버스는 어느덧 공암정류장을 지났고, 오후 3시 9분 이전에 겨우겨우 학봉삼거리에 도착합니다. 그 시간쯤 동학사종점에서 대전 107번이 하나 출발하기 때문인데, 이걸 놓치면 유성온천에 갔을 때 벌써 오후 4시가 되므로 시간 활용이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도 107번은 놓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며 서둘러 길을 건너 버스를 기다리니 107번이 도착합니다.
 
 

▲ 대전시내버스는 보다시피 요금통이 없습니다. 교통카드로만 승차가 가능하죠. (2024년 4월 20일 촬영분으로 대체)

 

▲ 대놓고 "현금없는 버스" 인데, 아직도 디지털이 아날로그보다 좋은 건 줄 아는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이 나라에는 너무 많다는 상징 같아서 한편으로는 한숨이 나올 뿐입니다. (역시 2024년 4월 20일 촬영분으로 대체)

 

평소 같았으면 온천에서 몸 좀 담그다 갔을 테지만, 이번에는 성심당과 매머드커피를 갈 겸 대전시내버스 하나를 간단하게 타보고 싶었습니다. 부모님께 성심당 빵을 몇 번 사다드렸더니 좋아하셔서 대전에 갈 때면 사보려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나마 저는 외지인이지만 본점 및 대전역점은 배제하고 롯데백화점 지점을 애용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외지인들은 성심당 하면 본점 및 대전역점만 바라보고 올 것이 뻔하다는 사실을 역이용한 것이었죠. 하지만 롯데백화점 지점 또한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한 적이 있으니 성공확률은 40% 가량 된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많은데다, 후속 계획이 있기도 해서 구경 한번 하는 정도에서 만족하게 됩니다. 야키소바빵은 롯데백화점 지점에서만 파는데 이건 언제 먹어보나
 
 

▲ 성심당 롯데백화점 지점. 오후 4시가 넘었을 뿐인데 사람이 참 많습니다. 특히 주말 및 공휴일이면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대전 사람들은 성심당 대신 동네 빵집을 많이 갈 것으로 예상되었죠. -ㅅ-;;;

 

▲ 성심당은 튀김소보로가 전부가 아닙니다. 명란바게트 역시 히트작들 중 하나인데, 언뜻 생각했을 땐 명란젓이 있으니 엄청나게 짜서 못 먹을 빵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ㅅ- ㅋ

 
 
보문산메아리와 명란바게트가 떠오르지만 어쨌거나 성심당은 다음에 왔을 때 빵을 사보기로 하고, 저는 롯데백화점에서 저녁을 먹고 난 후 614번을 타기 위해 오룡역 4번출구로 이동합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315번이 먼저 오길래 이걸 타고 오룡역으로 이동했죠. 315번은 20분에 한번, 614번은 30분에 한번꼴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수준이지만 도착 타이밍이 잘 맞아들어가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오후 5시 11분이 되자 614번은 도착했고, 바로 이 버스를 탑니다. 
 
 

▲ 단독구간이 있는 대전 614번.

 
 
버스는 곧 우회전을 하여 오룡역 3번출구를 경유한 뒤 어덕마을종점을 찍는데, 여기부터는 614번의 단독구간입니다. 막상 어덕마을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공단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나는데, 버스가 이곳에서 시간을 맞추는지 시동을 끄더니 움직이지 않더군요. 하지만 제가 탄 오룡역 4번출구는 편도구간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버스를 탈 수가 있었죠. -ㅅ- ㅋ
 
 

▲ 오룡역 3번출구를 지나 단독구간으로 접어드는 버스.

 

▲ 어덕마을 종점입니다. 분명 정류장 이름은 마을 이름인데 공단에 온 듯한 느낌이 나는 특이한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기다리는 게 너무 오래 걸린다며 기사아저씨께 따진다거나 민원을 넣는다거나 하는 뻘짓만 안 하면, 기사아저씨에게 있어 저의 존재는 아주 완벽하게 묻히는 구조이니, 이보다 더 쉽고 간단하며 효과적인 방법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여간 프로불편러들은 쉽게쉽게 갈 수 있는 것도 굳이 꼭 어렵게 가려는 신기한 재주가 있다. 막상 어렵게 가는 건 자신들도 싫어할 거면서 말이다. -ㅅ- ㅋ
 
일단 버스가 몇 시에 출발하는지는 궁금하니까 나무위키를 뒤져보니 어덕마을종점에서는 오후 5시 26분에 출발한다고 되어 있더군요. 바깥에 비가 내리고는 있었지만 보나마나 습하고 덥기만 할 테니, 시원한 버스 안에 있는 것이 여러모로 남는 장사입니다. ㅋㅋ
 
과연 오후 5시 26분이 되자 버스가 출발하는데 어덕마을종점 이후 곧 나타난 목양아파트, 그리고 목양초등학교를 끼고 움직이는 이 구간이 이 노선 단독이더군요. 목양아파트 후문을 지나 우회전을 하니 경사가 있는 도로가 저를 반기지만 여기도 왕복4차선 도로라 통행 불편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노선 단독구간인지라 버스를 타려는 사람 또한 볼 수 있었죠.
 
 

▲ 어덕마을종점을 출발한 직후의 모습. 양옆으로 아파트가 보이는데, 공단에 온 느낌이 좀 옅어지고 있었습니다.

 

▲ 목양마을아파트 후문 앞 도로입니다. 이대로 직진하면 중촌동, 그리고 대덕구청으로 갈 수 있지만 버스는 목양마을아파트를 끼고 우회전을 하여 오룡역 쪽으로 다시 간다는 거...

 

▲ 목양마을아파트 단독 구간.

 

▲ 대전 614번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입니다.

 

▲ 목양마을을 벗어나 막 우회전을 한 버스. 단독구간이 끝난 시점입니다.

 
 
누가 단독구간 아니랄까봐 목양마을을 지나면서 버스에 사람들이 꽤 타게 되었고, 오룡역네거리를 다시 지난 버스는 서대전네거리와 중구청을 거쳐 대전역으로 향합니다. 저는 매머드커피가 중구청에서 으능정이거리로 가는 길에 한 군데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중구청에 내려 걸어가는데, 비록 90년대 느낌도 아주 살짝 나지만 거리는 슬슬 걸어다니기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매머드커피는 오후 6시면 문을 닫는 탓에 오후 5시 50분 조금 넘어 찾아갔더니 주문 마감이라고 하더군요. 기껏 찾아갔더니만 고작 3분 차이로 마감이라며 주문을 받지 않아서 참 엿같았지만, 점원이 예상대로 여자인 것을 보고 그냥 기대를 접었습니다. 대전에서의 매머드커피는 저와 무슨 악연이라도 있는건지 매번 헛방이라 좀 어이가 없지만, 다른 카페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ㅅ- ㅋ
 
그리하여 저는 어차피 오후 6시 55분 무궁화호도 타야 하겠다, 대전역을 향해 슬슬 걸어가 봅니다. 마침 오늘이 대전 0시축제 기간이었는지 야시장 같은 것이 들어서려는 듯 활기찬 분위기가 나더군요.
 
 

▲ 무슨 축제라도 하나? 싶었던 거리인데, 알고보니 0시축제가 있어서였더군요.

 

▲ 대전광역시교육청이 보이니 뜻밖이네요. ㅋㅋ

 
 
중앙로역에 이르니 횡단보도가 저 멀리 보이길래 지하도를 이용해 길을 건넙니다. 어차피 성심당 본점에서 대전역으로 가는 길은 잘 알고 있었기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귀찮음만 제외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실 성심당 본점은 하도 사람이 많아서 평일에 출장 갔을 때 딱 한번 가보곤 안에 들어가본 적이 없다
 
 
 

▲ 성심당 앞을 지나가기 위해 중앙로역 지하상가를 잠시 거칩니다. 부천역 지하상가에 비해서는 한가한 모습이지만 이곳이 규모가 훨씬 큰데다 활기 또한 살아 있었습니다.

 

▲ 성심당이 있는 중앙로역 2번 출구로 나왔는데 여기도 0시축제로 도로가 통제 상태입니다. 오늘 성심당은 너무나 박터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 성심당의 시루 케이크를 사려면 이곳으로 가면 된다는 ㅎㅎ 시루 케이크의 가격 자체는 좀 있는 편이지만 내용물을 보면 가성비가 대단한데, 정말 이렇게 케이크를 주는 빵집이 그동안 대한민국에 있었나 싶을 수준입니다. 내용물이 많아서 겉에 비닐을 벗기면 케이크가 스스로 흘러내리는(...) 정도라, 여타 다른 케이크와 달리 떠먹어야 한다(...)고 하니까요.

 

▲ (2장 모두) 역시나 사람들이 꽤나 모여있던 성심당 본점. 이 사진으로만 보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빵집 안쪽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다보니 줄 서서 빵 골라가야 한다는 -ㅅ-;;;;;

 
 
그나마 오늘 성심당 본점은 바깥에 기다리는 사람이 적은 축이었지만 많을 때는 똬리 튼 뱀마냥 줄이 여러 겹 빙글빙글 돌아서 있을 정도인데, 이토록 사람이 많은 성심당은 다 이유가 있다 싶었습니다. 한가득 빵을 사도 3만원 이상 나오는 일이 잘 없는데다 모든 메뉴들이 특출나게 맛있지는 않아도 다들 평균 이상은 하는만큼, 특히 수도권 기준으로는 이런 가성비를 따라올 빵집이 동네 재래시장에 숨어있는 빵집 이외에는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성심당은 지점을 여럿 냈다가 1997년에 IMF 사태가 찾아온 뒤 가게 문을 닫을 뻔했을 정도로 크게 피를 본 적이 있어서 지점 자체를 잘 내지 않으며, 그나마 있는 지점들도 모두 대전에만 있는데 이것이 2020년대가 되어 탁월한 전략이 되어 돌아온 셈입니다.
 
 

▲ 오늘도 떠들썩한 은행동 상권입니다만, 성심당 하나 바라보는 죽은 상권이라니 믿겨지지 않습니다.

 
 
성심당을 지나 쭉 앞으로 가니 중앙시장으로 가는 다리가 보입니다. 대전천이 흐르는 이곳은 밤에 야경이 꽤 멋진 곳인데 이 다리에도 0시 포차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날도 참 더운데 이렇게 하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 (2장 모두) 으능정이거리에서 중앙시장으로 넘어가는 다리에도 0시 축제의 기운은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에는 더위가 가시는 시점에 축제를 여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지금은 여기 가봤자 밤이 되어도 땀만 한 바가지 흘릴 것 같으니 말입니다. -ㅅ-;;;;

 

▲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던 대전천.

 
 
중앙시장에 들어오니 누가 시장 아니랄까봐 먹을 것들도 참 많습니다. 여기에도 숨은 맛집들이 꽤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는데, 이번에는 0시 축제를 하는 김에 여기도 야시장을 여는 분위기입니다. 이 덕분에 열차를 타기 전에 복권방을 들르는 것도 나름 일이었습니다만, 이런 축제들이 활성화되고 지역마다 다른 특징을 갖는다면 노잼도시들도 나름대로 특색들을 갖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언제까지 조선왕조 500년 중앙집권식으로 살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ㅅ- ㅋ 하지만 좌파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려는 무리들이니 그렇게 할 수도 있다 아직도 좌파들을 무능한 놈들이라고만 취급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통탄스럽다. 그거 절반만 아는 건데 말이다
 
 

▲ 부산 깡통시장 야시장에 비하면 단촐하지만(?) 어쨌든 대전 중앙시장에도 야시장은 있었습니다.

 

▲ 가게 이름에 소똥이네, 개똥이네가 붙은 것은 처음 봅니다. ㅋㅋ

 
 
어쨌거나 저는 오후 6시 55분에 도착한 무궁화호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는 것으로, 간단하지 않아 보이지만 어쨌든 간단한 여행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