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행문/2024년~2025년

2024년 9월 7일 - 순댓국을 먹으러 간 백암 식도락 여행(8203번을 만나다)

회관앞 느티나무 2026. 1. 8. 09:16

오래간만에 백암순대를 먹어보고 싶어 느지막이 집을 나선 저는 용인을 향해 떠났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과 더불어 백암순대도 수인분당선이 준 선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죠.
 
용인중앙시장역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10분 정도 되었는데, 10번으로 백암을 가자니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노선들 시간표를 살펴보니 오후 12시 30분에 16번이 있었습니다. 이 노선을 타본 지가 얼마만이더라? 10-4번과 비슷한 경로로 다니지만 법륜사를 경유하는 차이점이 있기에 이번에는 16번으로 낙찰됩니다. ㅎㅎ
 
용인터미널이 재건축 중인지라 버스들의 타는 장소가 노선마다 바뀌어 있었는데, 16번의 경우 터미널 앞 사거리에서 양지 방향으로 쭉 가서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정류장에서 타네요. 터미널 재건축 때문에 노선들의 출발장소가 많이 달라졌는데 이 때문인지 버스가 나타나는 시간도 제 시간보다 조금씩 늦는 경우도 생기고 있었습니다.
 
 

▲ 백암으로 갈 때 탈 버스는 이 녀석으로 낙찰됩니다. 10-4번처럼 원삼을 찍고 백암으로 가지만, 법륜사 앞을 들러 원삼을 가는 특징이 있죠.

 
 
16번 역시 제 시간보다 5분 가까이 늦은 오후 12시 34분이 되어서야 나타났는데, 저를 비롯하여 여덟 명 정도의 사람들이 버스에 오릅니다. 10-4번의 인기만큼은 아니었지만 손님을 제법 태워가는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되었습니다.
 
버스는 운학동 방향으로 바로 내달립니다만 운학동에서도 예전만큼의 속도는 나지 않는데, 어느새 이 일대에 신호등들이 속속 생긴 지 오래였기 때문입니다. 여기도 사상사고가 있었던 것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신호등들 때문에 소요시간을 5분 가량 늘려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겠다 싶은데, 한편으로는 버스 분야의 역동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길은 사실 수십년 째 우려먹히고 있는 서울~부산 시내버스로 하루만에 이동하기 루트 중 하나였다가 제외되었는데, 루트에서 제외된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백암에서 10-1번과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여기 운학동에 새롭게 추가된 신호등들 때문에 (운이 없을 경우) 용인~백암 소요시간이 5분 가까이 늘었다는 점도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루트로 편입될 지의 여부는 그 누구도 단정지을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죠.
 
간이 커서 그런건지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 건지, 여기도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고 생각했을 안타까운 한 분이 와우정사에 내리고(여기는 대략 30~60분에 한번꼴로, 대여섯가지 쯤 되는 노선들 중 하나를 탈 수 있을 겁니다. 그나마 다른 시골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죠. ㅎㅎ;;), 여전히 구불구불한 곱등고개를 지나니 버스는 언제나처럼 우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내동마을회관 인근을 제외한 모든 길이 왕복2차선 도로로 확장이 되어 있네요. 그래도 용인농촌테마파크라는 공원이 근처에 새로 조성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16번은 앞으로도 외롭지 않은 노선으로 남아있을 듯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노선 또한 원삼 시가지 경유 방법이 달라진 탓에 새로 마련된 원삼면사무소 정류장을 경유하였고(이전처럼 시가지 안길을 달리는 일은 역사 속으로 남았습니다), 원삼초등학교 이후로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공사가 한창이던 도로를 지나 10-4번과 똑같은 경로로 백암을 향해 달려주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백암에 도착한 저는 중앙식당에 가서 순댓국과 순대를 먹었습니다. 백암식당은 아직 가보질 못했고 제일식당과 중앙식당을 주로 가봤었는데, 제일식당은 10년 전과 다르게 음식까지 너무 현대화에 치중한 모습이 좀 그래서 중앙식당을 택한 겁니다. 맛도 중앙식당이 좀더 진한 편인데, 이번에도 처음 중앙식당을 방문했던 10년 전과 똑같은 맛이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 (2장 모두) 오래간만에 찾은 중앙식당에서 먹은 순대와 순댓국. 진한 국물이 끝내줍니다.

 

▲ 백암 삼대장 식당 중 하나인 중앙식당.

 
 
정말 맛있게 잘 먹은 저는 백암식당의 위치를 봐놓고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백암식당도 중앙식당 및 제일식당과 더불어 백암 삼대장 식당인데 막상 그곳만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던 것도 그렇고, 백암식당이 있는 곳 자체는 예전에 가본 적이 있었지만 가는 길이 기억이 안 나서, 이번에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기로 한 겁니다.

그러던 중 제일식당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내부가 현대화되어 깔끔해진 것은 좋은데, 순댓국까지 그렇게 된 것 같아 아쉬운 곳이기도 하죠. 2021년경 이루어졌던 석준형과의 백암 시승에서도 제일식당을 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의 시승기에는 쓰지 않았었지만 순댓국이 뭔가 이전의 느낌이 안 산다고 해야 할까요? 이전에는 제일식당도 중앙식당과 비슷했었는데 내부가 바뀐 후로는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이 한편으로는 살짝 들었던 과거가 있었구먼요. -ㅅ-;;; 과거의 방식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는 것 또한 편협한 생각인데 그걸 모르네


▲ 수요미식회 등에 나왔던 제일식당. 뭔가 초심을 잃은 느낌도 드는데 막상 사람들은 여기가 제일 많으니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아무튼 제일식당이 수요미식회에 나왔었지 하면서 기억을 더듬어 길을 찾으니 백암식당 역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는 식당 양옆으로 다른 건물들이 붙어 있고, 앞에는 버스 터미널마냥 매우 넓은 주차장 겸 공터가 있다는 특징이 있었죠. 
 
 

▲ 제일식당, 중앙식당과는 따로 떨어져 있는 백암식당. 백암 삼대장 식당 중 여기만 안 가봤는데 다음에는 이곳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미 중앙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여서 또 한 그릇을 먹지는 못 하겠기에 백암식당은 추후 가보기로 하고(결국 나중에 갔다오게 됐지만요 ㅎㅎ;;), 버스정류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새로 지어진 듯한 건물에 이름이 특이한 호프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 호프집 이름이 "곰" 입니다. ㅋㅋ

 
 
호프집 이름이 "곰" 이라니 뭔가 엉뚱합니다.
하지만 오후 2시 약간 안 된 시간이라 호프집이 문을 열 리가 없으니 분위기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또 버스 시간표를 살펴보니 개쩌는 용수마을과 황토현을 지나가는 78번이 오후 2시 10분에 있길래 이 버스를 타고 백암을 떠나기로 합니다.
 
 

▲ 종점인 좌전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야 하긴 하지만, 이 버스는 못 참죠. ㅋㅋ

 
 
10번이 출발하고 몇 분 후, 78번이 등장하여 승차합니다.
좌전까지 갈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들지만, 백암에서 좌전은 10번이 훨씬 빠르니 78번을 백암에서 좌전까지 풀로 타기에는 속이 좀 보이긴 합니다. 그래도 황토현입구에 내리면 10-4번을 탈 수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1차로를 즐겨줍니다. 다시 타봐도 분촌마을과 용수마을, 황토현마을의 1차로는 진짜 대박이고 개쩔었죠. ㅋㅋ
 
 

▲ (2장 모두) 제1막인 분촌마을 1차로 길. 두창초등학교가 있는 두창7리이지만, 10-4번 및 16번과는 가는 길이 다릅니다. ㅋㅋ

 

▲ (2장 모두) 제2막인 절명의 야산길을 느낄 수 있는 용수마을. ㅋㅋ

 
 
정말 경기도 용인시 맞나 싶을 정도로 1차로는 엄청납니다.
원삼공영버스의 노선 개편으로 생긴 78번이었지만, 누가 오지매니아 아니랄까봐 경남여객의 최고 대박노선 중 하나에 들만했죠. 용수마을의 개쩌는 야산길을 빠져나온 버스는 황토현마을을 향해 잠시 왕복2차선 도로를 달려주는데, 도로 양쪽의 가로수들이 만들어내는 경치까지 끝내줍니다. 크 ㅋㅋ
 
 

▲ 용수마을에서 황토현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멋진 풍경. ㅎㅎ

 
 
황토현마을 안길을 안 들러주면 78번이 아니죠.
제3막인 황토현마을도 대박의 1차로 길인만큼 또 한번 감탄을 하게 됩니다. 
 
 

▲ 제3막인 황토현마을은 짧지만 꽤나 굵습니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요.
자유에는 대가가 있는 법이라고 말입니다.
 
용인 방향 10-4번의 위치 조회를 해보니 제가 탄 78번보다 먼저 황토현입구를 지나가게 생겼더군요. 그리고 정말로 10-4번이 먼저 가버리는 걸 두 눈으로 보게 됩니다.
 
어 이게 아닌데 -ㅅ-;;;
그나마 백암 방향 정류장에서 도착 예정인 버스를 확인해보니 10-4번이 5분 내로 도착할 예정이라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그 버스라도 타야만 했기에 황토현입구에 내린 저는 바로 길 건너편 정류장으로 이동해 주었습니다.
 
 

▲ 결국 내리게 된 황토현입구 정류장.

 

▲ 백암 방향 정류장 표지판은 칠이 다 벗겨져 가고 있었습니다.

 
 
정류장 표지판을 보니 칠이 다 벗겨져서 정류장 이름도 알아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꼭 청주를 보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용인은 그 넓은 면적 치고는 버스정류장 관리를 평균 정도는 하는 동네이니 이 문제도 해결이 잘 되겠지 생각하며 버스를 기다립니다. 예전에 비해서는 느려진 감도 있지만, 그래도 10-4번은 대체로 빠르게 다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자마자 손 흔들 준비를 하면서 말이죠. 버스 안 탈 건가요 여러분들? 타려면 타겠다고 손은 흔들어야 기사도 알아보죠
 
 

▲ 조금만 기다리면 저 곳에서 버스가 달려올 겁니다.

 
 
백암 방향 정류장에서 기다린 지 4분 만에 10-4번이 등장하길래 얼른 손 흔들어 버스를 잡습니다. 혼자 있는데 손 흔들어서 버스 잡으랴 기사아저씨의 눈치 보면서 버스 사진 찍으랴 정신없지만, 이번에도 작전(?)은 제대로 성공합니다. ㅋㅋ
 
 

▲ 구세주가 되어준 10-4번. 용인 방향이 아니라 백암 방향이기 때문에 본의아니게 백암으로 되돌아가게 생겼지만, 이곳은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그런 곳이 아니므로 지금 이 버스를 무조건 타야만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집에 가려고 백암을 출발했는데 다시 백암으로 와버린 어이없는 일이 생겼지만, 그렇다고 아까 황토현입구에서 백암 방향으로나마 버스를 타지 않았다면 그곳에서 한 시간 가까이 발이 묶였을 거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버스 시간상, 백암 방향으로 가던 10-4번이 상산 종점을 찍고 다시 황토현입구에 도달할 때까지 다른 버스는 지나가지도 않을 테니 말입니다. -ㅅ-;;;
 
 

▲ 황새울을 다시 경유하게 되는 105번. 시간이 안 맞아 탈 수 없었다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ㅅ-;;;

 

결국 10번을 타야 하는 걸까?
하지만 10번을 타기는 싫고, 또 어떻게 집에 갈까 고민을 하다가 이번 기회에 안성에서 이천으로 가는 8203번을 타보기로 합니다. 안성도 이천도 타본 노선이 안 타본 노선보다 많아 상대적으로 자주 가보지 않았다보니 8203번 역시 타볼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그 버스가 죽산을 경유한다는 것을 착안하여 죽산에서 이천역으로 간 다음 경강선 전철을 타고 집에 가기로 한 겁니다.
 
그리하여 시간을 보니 지금 죽산으로 가면 8203번을 탈 수 있었는데, 진천행 시외버스와 10-1번 모두 시간이 맞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외버스를 한번 타주기로 결정합니다. 시외버스가 어떤 길로 가는지 궁금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8203번은 죽산터미널에는 정차하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사실 때문이었죠. 왜 죽산시장만 서고 터미널은 서질 않는지 이해가 가질 않지만, 어쨌든 죽산시장은 터미널에서 몇 분 걸어야 하는만큼 최대한 빨리 죽산으로 가는 것이 중요했던 겁니다.
 
그리하여 편의점에 들어가 죽산 표를 끊으니 1800원이었고, 시외버스가 도착하기 전에 죽산으로 가는 10-1번 한 대가 있었지만 그냥 보냈습니다.
 
 

▲ 오후 3시에 출발 예정이던 죽산행 10-1번. 이번에는 웬일인지 이 버스를 그냥 보내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10-1번이 출발한 지 3분 정도가 지나자 죽산, 진천 행선판을 단 경일여객 시외버스가 나타나 바로 승차합니다. 시외버스는 바로 17번 국도로 진입하여 계속 직진만을 했는데, 앞서간 10-1번은 생각보다 멀리 갔는지 한 번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어쨌든 시외버스를 탄 이상 죽산에는 갈테니 요금표도 살짝 찍어주었습니다.
 
 

▲ 서울남부터미널~백암~진천 시외버스 요금표. 남부터미널~대소~진천 노선과 남부터미널~음성 노선의 요금표도 함께 있네요 ㅎㅎ

 
 
그래도 시외버스를 타니 죽산터미널에는 15분만에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10-1번은 20분 걸리는데... 생각하며 10-1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이럴수가 죽주산성도 아니고 방초리쯤 와 있더군요. 시외버스를 타고 달리는 동안 10-1번의 모습은 한 번도 못 봤지만, 결국 시외버스가 10-1번을 생각보다 크게 앞질렀던 겁니다.
 
하지만 이런 자그마한 실험(?) 결과를 오래 지켜볼 겨를은 없었습니다. 제가 죽산에 다와가는 만큼 8203번 역시 죽산시장을 향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봐도 오후 3시 20분쯤에는 버스가 죽산시장에 도달할 것 같다보니, 저는 죽산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죽산시장 정류장을 향해 뛰어야만 했는데, 딱 한 정류장 왜 이렇게 먼 것 같지;;;; 아무튼 오후 3시 20분에 제가 먼저 죽산시장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데 성공합니다.
 
 

▲ 천만 다행으로 8203번보다 먼저 도착한 죽산시장.

 
 
제가 정류장에 도착한 지 1분 지나자 바로 8203번이 옵니다.
정말 버스 한번 타기 더럽게 힘들지만(안성 구터미널에 가지 않는 것도 마음에 안 들지만, 도대체 왜 죽산터미널은 서질 않는 건지 -ㅅ-;;;;), 어찌됐든 무사히 타게 되었습니다. 만약 10-1번을 탔었다면 이 8203번은 100% 놓쳤을 거란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말이죠.
 
 

▲ 정말 어렵게 타는 8203번. 안성시 구간에서의 정류장 선정이 너무 아쉽습니다.

 
 
카드를 대니 환승할인 시간이 지나서 2800원을 내게 되었지만, 어쨌든 노선을 탔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버스는 죽산터미널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바로 일죽터미널까지 무정차로 달려주었고, 그곳에서도 타는 사람이 없자 다음 정류장인 이천호국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드넓은 이천시에서도 최고 외곽 동네 중 하나에 있어서 시내버스도 적게 다니는 이천호국원이었지만 이 버스가 가게 되어서 가뭄에 단비를 만난 셈이 되었을 듯했습니다. 일죽터미널에서 이천호국원까지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평일에만 다니는 호국원 셔틀버스를 제외하면 그동안 가는 버스가 없었던 점도 해결되어 다행이었고 말입니다(원인 중 하나는 백성운수의 짠돌이 정신 때문이죠. 바로 근처로 가는 노선(3-8)을 하루 3번밖에 굴리질 않는데다, 덕현입구 삼거리에서 300m만 직진해주면 호국원인데 그걸 안 가니...).
 
 

▲ 이천호국원을 다른 노선으로 지나가보는 일이 있네요 ㅎㅎ 참고로 이 길은 제가 호국원에서 안성 3-8번을 타기 위해 걸었던 길이기도 합니다. 덕현입구 삼거리에서 300m만 더 가면 이렇게 호국원이 나오는데 그걸 안 가다니 -ㅅ-;;;

 

▲ 이천시내버스로 와본 호국원을 이번에는 다른 버스 안에서 보네요. ㅎㅎ

 
 
호국원을 경유하던 시외버스가 없어지고 버스편에 목말랐던 호국원의 갈증을 해결하는 듯, 호국원 버스정류장에 도달하니 무려 3명이나 버스를 탑니다. 8203번이 이곳에서는 제일 자주 다니는 버스편이 되어서 그런지 여기 수요는 확실할 듯 싶더군요.
 
 

▲ 호국원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듯한 8203번입니다. 무려 3명의 손님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8203번 버스 시간표. 이천터미널에 도착하면 바로 회차하는 노선이라 안성 방향의 경우 도착시간이 유동적일 수 있으니, 저 시간보다 미리 대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국원에서 3명의 손님을 태운 버스는 설성 쪽으로 올라가다가 대죽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시내버스와 달리 대죽리 안으로 들어갈 리는 당연히 없지만, 제가 노렸던 이 노선의 단독구간을 달리기 시작한 겁니다. 대죽교차로에서 방초리까지 이 노선 단독구간이었는데, 물론 이 단독구간에 정류장은 없었지만 이 버스 말고는 지나가는 노선버스가 없었죠. 정류장이 될만한 곳은 보이지 않아서 그동안 이 도로를 이용하는 버스가 없을만 하다 싶었지만 터널까지 놓여 있는 것은 예상외였습니다.
 
 

▲ 대죽리에서 안성 방초리로 넘어가는 도로. 무인지경이나 다름없는 도로였습니다.

 

▲ 예상외로 터널까지 있었네요. 그동안 버스가 없었던 이 길도 노선버스로 달려보다니 참 세상 일은 모르는 것임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네요.

 

▲ 안성과 이천을 잇는 8203번 운행경로도. 녹색 표시 구간이 단독 구간이며 검은색 지명은 경유지입니다. 또한 보라색 글씨로 적힌 지명은 버스가 정차하지 않는 곳으로, 장소 및 여행기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입했습니다.

 
 
대죽리와 방초리 사이의 단독구간을 멋지게 건지고 방초리에 들어와 우회전을 하니 낯익은 길이 보입니다. 이천에서 두미리를 거쳐 죽산을 잇는 26-1번이 다니는 길이었는데, 여기서부터 26-1번과 똑같은 경로로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천호국원 다음 정류장은 테르메덴 온천이 있는 신갈1리였기 때문에 고은리나 두미리, 어농리입구 등은 모두 통과하게 됩니다.
 
 

▲ 이천과 죽산을 잇는 26-1번이 다니는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비록 이천호국원~신갈1리(테르메덴) 사이에는 정차하는 정류장이 없으므로 큰 의미는 없지만, 방초리는 안성시이므로 버스는 안성에 다시 들어왔다가 이천으로 넘어가는 그림이 나옵니다.

 
 
신갈1리에서는 타는 사람이 없었고 버스는 다음 정류장인 이천역을 향해 달려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단월동도 외곽도로로 우회해서 그냥 통과해 버렸고, 고담동에서 이천역으로 바로 가는 다리를 건너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 다리 역시 8203번 외에는 지나가는 버스가 없던 곳입니다.
 
 

▲ 고담동에서 신호 대기중인 버스. 8203번만 여기서 좌회전을 하여 이천역으로 바로 갑니다.

 

▲ 고담동에서 이천역으로 바로 가는 다리. 역시 8203번 말고는 지나가는 노선이 없습니다.

 

▲ 복하천, 그리고 멀리 보이는 이천 시가지. 저 아파트들은 언제 생겼지? 싶을 정도입니다. -ㅅ- ㅋ

 

다리를 건너니 유산2리더군요.
여기서 이천역까지는 금방이었고, 버스는 오후 4시 17분경 이천역에 도착합니다. 죽산에서 탔던 시간이 오후 3시 20분이었는데, 막히는 길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한 시간이나 걸리니 소요시간이 은근 경이롭습니다. 그래도 노선 자체가 다녀주는 것도 그렇고, 이천역에서 전철 시간을 보니 오후 4시 25분에 판교행 전철이 있어서 시간이 잘 맞았다는 것이 다행이었네요. ㅎㅎ
 
순댓국 먹으러 백암을 갔다가 이천역을 가게 된 바람에 스케일이 생각보다 커져버린 식도락 여행(?) 이었지만, 오래간만에 용인도 가보고 8203번의 궁금했던 구간이 해결되어 의미는 있었습니다. 사실 8203번은 일부러 타보지 않으면 의외로 타기 어려운 노선이었기에 말입니다(사실 야채형을 만나러 장호원을 갔던 날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놓쳐서 ㅜ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