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카카오의 다음 블로그의 중단 및 티스토리로의 이전 정책으로 인하여 옮겨온 것으로, 실제 작성일은 2021년 12월 12일임을 밝혀둔다.
※ 2021년 12월 현재, 수인분당선은 구간별로 배차간격이 다르다. 왕십리~죽전은 6분, 죽전~고색은 10~20분, 고색~오이도는 25~40분, 오이도~인천은 15분이며, 이 글에서는 제일 배차간격이 긴 구간인 고색~오이도 구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2020년 9월 12일에 한대앞~수원 구간마저 완공됨에 따라, 수인선과 분당선이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문제점도 가지게 되었는데, 고색~오이도 구간의 배차간격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이다.
이것은 2021년 12월 현재 존재하는 수인분당선의 운행계통 중,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것은 왕십리~인천 전구간 열차밖에 없다는 것에 원인이 있다(첫막차 시간대 등 특정 시간대에만 분포되어 있는 운행계통인 인천~고색, 인천~죽전 같은 것은 제외한다). 왕십리~인천 전구간 열차가 15분 간격 정도로만 있었어도 고색~오이도 구간의 배차간격이 길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인데, 이렇게 된 원인으로는 열차 편성 수 부족, 수요 부족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을 인건비 그리고 비용 부담 주체들의 문제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열차 편성 수 부족이나 수요 부족은 절반만 맞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열차 편성 수 부족도 물론 원인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꼭 배차간격이 좁혀진다는 보장이 없다. ATC 전용인 구형 열차들을 ATS/ATC 겸용 신차로 교체한다는 말은, 새로 교체된 열차들도 왕십리~인천 전구간 운행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지, 왕십리~인천 전구간 운행을 반드시 하겠다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구간 운행이 가능한 편성도 고색행 등 중간 종착 계통으로 운행시키고 있는 모습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수요 부족 역시 마찬가지로 인천과 안산~수원을 잇는 수요가 적다고만 할 수는 없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물론 왕십리~죽전 구간에 비해서는 수요가 확연히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한 폐렴이라는 변수가 큰 만큼 2020년과 2021년 통계로 인천과 안산~수원 간 통행량을 바로 단정짓기는 어려운데다, 인천과 안산의 인구수만 놓고봐도 경의중앙선 용문행이나 1호선 소요산행과 비슷한 운행횟수로도 커버 가능할 만큼 수요가 적다는 근거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야목역이나 어천역의 이용객 수가 적으니까 배차간격이 길다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숲이 아닌, 나무만 보고 말한 것이니 더욱 설득력이 없고 말이다. (수인분당선 배차간격과 야목역 및 어천역의 관계 관련 글 - 보기)
인건비 문제는 수인분당선 운행계통별로, 열차 한 편성이 기종점을 1왕복하기 위해 필요한 기관사 수는 기관사가 교대되는 역이 어디인지를 보면 바로 유추할 수 있다. 수인분당선에서 기관사 교대가 일어나는 곳은 사리역과 보정역(고색/왕십리 급행은 죽전)인데, 왕십리~죽전은 기관사 교대가 없으며(굳이 따지자면, 1왕복 후 교대가 있을 수 있다), 왕십리~고색(급행 포함)은 1번, 왕십리~인천은 2번의 기관사 교대가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열차 한 편성이 기종점 왕복운행 1회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관사 수는 왕십리~죽전 1명, 왕십리~고색(급행 포함) 3명, 왕십리~인천 5명이라는 사실과도 바로 이어진다. 즉, 왕십리~인천의 경우 수인분당선에서는 제일 운영비가 많이 드는(...) 운행계통이다. 인건비로만 비교해도 이렇게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인건비 외의 운영 비용들까지 추가된다면 어떨까?
따라서 수인분당선은 전구간 열차가 생각보다 적을 수밖에는 없는 구조인 것이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자 보전을 위한 정부의 보조금 투입이 필요하지만, 신경써야 할 곳은 신경쓰지 않고 그저 자기들 해먹기만 바쁜 문재인 정부에서 과연 이런 걸 기대할 수 있을까? 필자는 매우 회의적이다.
물론 현재의 구형 ATC 전용 열차들이 모두 교체된 시점까지도 우한 폐렴 사태가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운행에 필요한 비용은 수인분당선이 폐선되지 않는 한 계속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저 비용 부담 문제는 앞으로도 정부의 의중과 상관없이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후 편성교체가 모두 완료되더라도 왕십리~인천 열차가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국토부와 코레일에 보다 많은 민원이 들어가야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시늉이라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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