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행문/2024년~2025년

세종, 청주 버스로 가보는 간단 여행기(추억을 거슬러 오르다)

회관앞 느티나무 2026. 4. 27. 12:04

한눈에 보는 오늘의 여정(2025. 12. 27.)

  • ITX-마음 서울→부산(영등포 12:12 → 조치원 13:30)
  • 세종 18번(조치원역 13:35 → 부강초교 14:04)
  • 세종 430번(부강초교 14:14 → 문곡1리 14:17)]
  • 도보(문곡1리 → 문곡3리)
  • 청주 412번(문곡3리 16:31 → 우암초교 17:21)
  • 도보(숙소 → 청주대 → 멕시칸치킨 → 숙소)

 

 

오늘의 발자취

이번에는 친구와 함께 부강, 그리고 청주를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에게 있어 추억이 있는 그곳들을 가보고 싶어했는데, 마침 제게도 사정권에 놓인 동네들이었기에 함께 가보기로 했던 겁니다. 특히 부강은 오지노선들만 다 타보면 더욱 우리집같은 느낌이 될 곳인지라 더더욱 그랬습니다.

영등포역으로 온 저는 친구를 만난 다음, 오후 12시 12분에 출발하는 부산행 ITX-마음 열차를 탑니다.
 
 

▲ 우리의 여정은 ITX-마음 열차로 시작됩니다.

 

[ITX-마음 서울→부산][11600]

영등포 1212 - 조치원 1330

 
 
말 많고 탈 많은 다원시스, 그리고 ITX-마음 열차였지만 열차는 별다른 지연 없이 예정대로 오후 1시 30분에 조치원역에 도착하여 내리게 됩니다. 우리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빠르게 역을 나오는데, 광장으로 나와보니 예상대로 18번 버스가 출발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세종 18번(세종터미널~조치원역)][1400]

조치원역 1335 출발 - 서평리 1342 - 연동면사무소 1355 - 부강초교 1404

 
 
카드를 대니 1400원이 나가면서 "탄소가 감축되었습니다" 라는 멘트가 나오는데, 정말 병맛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물론 멘트의 내용은 좋고 맞는 말이지만, 오버하는 수준으로 부자연스러운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걸 굳이 표현하자면 <푸른거탑>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오버의 신>에 등장하는 경례 구호같은 느낌이었죠(※). 길기만 하고 별 의미도 없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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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편에서는 사단장이 참관하는 시범훈련을 준비중이었는데, 연대장이 주인공네 부대의 경례가 딱딱하다며 대대장에게 경례 구호를 바꿀 것을 제안하는 바람에, "충성!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로 바뀝니다. 하지만 훈련 당일에 이걸 본 사단장은 경례 구호가 왜 이렇게 길고 불편하냐며 화를 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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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youtu.be/wsFtMgEsvTs?si=2t0lF54PMsGopZLc

▲ <푸른거탑> 오버의 신. 경례가 바뀌는 내용은 영상 처음부터 나옵니다.

 

이로서 우리는 정말 힘 하나 안 들이고 쉽게 부강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부강에도 기차역인 부강역이 있으나 부강역 정차 열차의 횟수가 적고 해당 열차의 좌석은 구하지 못해서 조치원역에 내리게 됐지만, 버스 한 방으로 완벽하게 대체가 됐기 때문입니다. 마침 18번은 20~25분 간격이라 굳이 시간표를 참고하지 않아도 되었고, 조치원터미널로 조금 걸어가면 탈 수 있는 340번도 18번과 똑같은 길로 부강을 가기 때문에 "버스가 자주 다닐까?" 하는 걱정도 전혀 할 필요가 없었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면 되는 법입니다. ㅋㅋ
 
 

▲ 버스 차창으로 바라보는 경부선 부강역. 석준형과 여길 왔던 그날이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ㅎㅎ

 

조치원에서 서평리와 내판을 거쳐 부강으로 가는 길을 오래간만에 구경하고 있으니 버스는 30분만에 부강초등학교에 도착하여 하차합니다. 이곳을 다시, 그것도 친구와 함께 오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지만 현실이 되어 돌아와 있었습니다.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부강옥을 가기로 했는데, 그곳은 순댓국을 파는 가게였고 문곡1리에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18번은 문곡리를 가지 않기 때문에 환승이 필요했지만, 마침 세종터미널에서 부강으로 오는 430번이 30분 간격으로 다니는 덕택에 이것도 아주 가뿐하게 처리되었죠. 우리가 내린 지 10분 후에 430번이 도착하는데, 저의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ㅋㅋ

 

 

[세종 430번(세종터미널~가톨릭꽃동네대학교)][환승]  ※ 세종터미널 1330 출발

부강초교 1414 - 문곡1리 1417

 
 
문곡1리는 사실 부강 시가지에서 애매하게 떨어져 있는지라, 부강초등학교에서 버스를 타니 단 3분만에 문곡1리에 도착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부강옥이 눈앞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제법 큰 가게인 것은 물론, 지역에서는 유명한 맛집인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의외로 엄청난 맛집이었던 부강옥.

 

오죽했으면 가게에 들어갔더니 대기번호까지 걸어놔야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가게가 크다보니 대기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우리는 순댓국과 수육을 먹게 되었습니다. 가격이 조금 있는 게 단점이었지만 맛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엄지 척이었당께요. ㅋㅋ
 

 

[도보]

문곡1리 → 문곡3리

 

잘 먹고 나온 우리는 문곡3리를 향해 걸어갑니다. 친구에게 있어 추억이 많은 곳인지라 한번 보고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흐려지고 눈까지 살짝 내리고 있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렇게 추억의 장소를 찾아오게 되고 거기에 도움을 주게 되어 뿌듯함도 느끼게 되었죠. 장소들이 잘 있었다는 것 또한 다행이었고 말입니다. ㅎㅎ
 
 

▲ 청주로 가는 412번이 올 때까지 기다렸던 편의점.

 
 
우리는 부강종점을 오후 4시 26분에 출발하는 412번을 타기로 했고, 시간 맞춰 정류장으로 슬슬 걸어나왔습니다. 부강종점에서 문곡3리는 5분이면 올 수 있는 관계로 우리는 금방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배차간격이 긴 버스지만 미리 맞춰 기다리면 10분짜리 버스도 되는 법이죠. ㅎㅎ
 
 

▲ 부강에서 청주로 가는 412번.

 

[청주 412번(봉명종점~부강종점)][1650]  ※ 부강종점 1626 출발

문곡3리 1631 - 꽃동네대학교(회차) 1635 - 문곡2리 1636 - 부용외천2리 1638 - 외천2리,외천초교 1642 - 남이면사무소 1644 - 척산3리 1646 - 남이초교 1648 - 양촌3리 1652 - 충청북도교육청 1658 - 청주교대 1705 - 육거리시장 1711 - 상당공원 1716 - 우암초교 1721

 

사실 412번은 2010년대 초만 하더라도 10~15분 간격이었지만 지금은 3배 가까이 배차간격이 길어져 있는데, 이렇게 된 것은 세종특별자치시의 출범에 따른 시대의 변화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부강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속한 데다, 청주보다는 세종 시내동지역이 훨씬 가까우니 주민들도 청주보다는 세종으로 나가게 된 거니까요. 이것은 세종 18번이 시간표 없이도 기다렸다 탈만한 수준으로 다니는 점, 세종 430번이 30분 간격으로 증회가 되는 것도 모자라 소형버스인 카운티에서 대형버스로 차량이 바뀐 점으로 알 수 있습니다. -ㅅ- ㅋ 
 
버스는 꽃동네대학교를 찍고 청주를 향해 달립니다.
부강에서 신탄진을 오가는 청주콜버스 고정노선인 43번이 꽃동네대학교도 오는데, 매번 시간이 맞질 않다보니 타보기가 참 어렵기만 합니다.
 
부강에서 충청북도교육청까지의 도로는 레이싱하라고 있는 거나 다름없는지라 버스는 단 27분만에 청주 시가지 어귀인 충청북도교육청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타고 내리는 사람에 자동차들까지 겹쳐 소요시간이 늘어나고 있었고, 결국 우리의 목적지가 있는 우암초등학교까지 가는데만 23분이 걸립니다. 같은 거리를 가도 외곽보다 도심 구간이 더 오래 걸리는 이 법칙은 여러 번 체감을 했지만 참 아이러니하기만 하네요. -ㅅ- ㅋ
 
 
 

도보

숙소 → 청주대학교 → 멕시칸치킨 → 숙소

 

우리는 숙소에 들러 짐을 풀고 청주대학교를 향해 걷게 되었습니다. 학교 구경도 물론 있었지만 오늘은 대망의 멕시칸치킨을 가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치킨을 시켰는데 과일도 잔뜩 나오는 희대의 맛집이었고, 섬마을훈태나 황룡갑 등 여러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된 곳이었죠. 그런데 청주대의 위치상 학교에는 언덕이 많았고, 마침 저녁 때라 배가 고팠으며 날도 캄캄해진지라 우리는 학교 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 (3장 모두) 언덕이 많은 청주대학교였지만 희대의 맛집인 멕시칸치킨 등을 보유하고 있는 보물창고였기도 했습니다.

 

▲ 청주대학교가 산자락에 자리잡은 만큼, 주변 골목길도 언덕이 많았습니다.

 

▲ 드디어 만난 멕시칸치킨입니다. 치킨을 시켰더니 과일도 한가득 주는 그 곳에 말입니다. ㅋㅋ

 
 
골목길을 지나 찾아간 멕시칸치킨은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지만, 시간이 저녁식사 시간이라 먼저 들어간 1진이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게 앞에서 잠시 기다리게 되었고, 오후 7시 5분이 넘어 유튜브로만 보던 멋진 한 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술을 먹어야 과일도 잔뜩 주는 것이었지만, 워낙 과일의 양이 많다보니 그런 조건이 달려있는 것도 이해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번에 친구와 함께 여기를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친구 또한 여기를 여러 번 왔었지만 저와 같이 가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더군요. ㅎㅎ
 
 

▲ 먼저 나온 과일들인데, 언뜻 봐도 양이 제법 많은데, 사장님 집안에서 과수원을 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조금씩 과일도 바뀝니다. 그리고 치킨을 먹고 과일을 먹으면 더 맛있기에 우리는 치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게 됩니다.

 

▲ 드디어 완성된 치킨, 그리고 과일 한상. 술을 먹어야 볼 수 있는 상이지만 왜 그런지 이해가 갈 정도입니다.

 
 
치킨을 먹고 과일을 먹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는 것도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과일은 물론, 치킨도 굉장히 맛이 좋아서 다음에는 석준형과도 같이 이곳 멕시칸치킨을 갔으면 좋겠는데, 그 날은 찾아올 거라는 생각도 들었죠. ㅎㅎ
 
 

▲ 남은 것은 이렇게 포장도 가능합니다.

 
 
다만 양이 많은 건 어쩔 수 없었기에 우리는 남은 과일을 포장해서 다음날 먹게 되었고, 숙소에 들어가 TV도 보면서 이야기도 하며 오늘의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이렇게 바깥에 나오면 이상하게 시간이 빨리 가는 듯;;;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