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오늘의 여정(2026. 02. 06.)
- 부산 9번(충무동교차로 12:07 → 감천사거리 12:20 → 수산가공선진화단지 12:30)
- 부산 71번(수산가공선진화단지 12:41 → 혜성아파트 12:49)
- 도보 및 화장실
- 부산 26번(송도해수욕장 13:27 → 부산역 13:49)
- 점심
- KTX 부산-서울(수원경유)(부산 15:20 → 수원 18:00)
오늘의 발자취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쉬움을 안고 친척집을 나선 저는 기차 시간도 오후 3시 20분이겠다, 수산가공선진화단지로 가는 9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기왕 온 김에 송도의 풍경을 보고 가고 싶었던 것이죠.
9번은 영도에 있는 남부여객 차고지에서 송도아랫길을 경유하여 혜성아파트까지 가던 엄청난 인기 노선이었고 로얄시티 대형차가 다녔었지만,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노선 변경 등을 거치며 20분에 한번 다니는 노선으로 전락한 지 오래인 상태입니다. 지금의 9번은 감천동에서 감천항 부두를 지나 수산가공선진화단지로 운행하는 노선이었고, 그렇기에 감천사거리에서 수산가공선진화단지까지가 단독구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길을 공략할 겸 9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부산 9번][환승]
충무동교차로 1207 - 남부민시장입구 1210 - 부산관광고교 1214 - 송도입구 1216 - 알로이시오의원 1218 - 감천사거리 1220 - 감천항동편부두 1222 - 감천1,2,3부두 1226 - 수산가공선진화단지 1230
61번과 마찬가지로 송도윗길을 달려 감천동으로 들어온 버스는 감천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감천항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사람 사는 허름한 건물들이 있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고, 공장 및 창고 건물들만 보이기 시작했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공장 외벽을 보자니 안타까움이 듭니다.
버스에는 저 외에도 한 명의 승객이 있었지만 중간에 내려버리고, 오후 12시 30분이 되자 수산가공선진화단지 종점에 도착합니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이곳은 완전 부둣가에 있는 공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바로 오른편의 통로를 통해 바다도 보이는데,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한가해 보이는 분위기였습니다만 바쁠 때는 많이 바쁠 듯했죠.



이곳에는 송도해수욕장 쪽으로 나가는 7번과 30번, 71번도 들어옵니다. 그래서 정류장을 찾아보니 9번에서 내린 곳 왼편에 정류장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여기에 도달한 버스들은 출발대기 없이 도착 후 바로 회차하여 나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버스 위치를 조회하니 71번이 제일 먼저 오는 것으로 나오는데, 10분 안쪽으로 금방 도착 예정이라 서둘러 정류장으로 가야 했죠. 여기는 정말 수산물 가공공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보니 근로자가 아닌 이상 올 일이 정말 없는데, 이상하게도 제가 타고 온 9번은 멈춘 위치 그대로 짱박는 바람에 눈치가 많이 보였지만 하는 수 없었습니다. -ㅅ-;;;

오후 12시 41분이 되자 드디어 71번이 와서 수산가공선진화단지 종점을 탈출합니다.

[부산 71번][환승]
수산가공선진화단지 1241 도착 및 출발 - 모지포마을 1244 - 암남공원 1246 - 혜성아파트 1249
이제는 송도해수욕장 가기 전인 혜성아파트까지 타면 됩니다.
96번의 종점인 그 혜성아파트가 맞는데, 이번에 수산가공선진화단지를 거치는 덕에 암남공원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간 모지포마을도 보고 바다 또한 구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암남공원으로도 통하는 이 길은 주민들이 암남공원을 가기 위해 걸어다니기도 하며 저도 그래본 적이 있었는데, 경치가 정말 좋아서 기억에 참 많이 남는 곳이었죠. 석준형과도 같이 가보고 싶은 길이기도 했습니다.





혜성아파트에 내리니 아주 넓은 공터는 그대로였습니다.
원래는 9번 종점으로 불리던 곳이었고 9번이 몇 대 주차되어 있다가 출발하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주차된 버스 한 대 없이 황량한 모습에 정말 세월이 무상합니다. 26번과 96번의 종점은 여기가 맞지만, 주차된 버스가 단 한 대도 없는 것을 통해 이곳은 종점 기능을 잃었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이죠(1990년대에는 96번이 기산비치마트 앞 삼거리에서 회차했고, 9번이 이곳 혜성아파트까지 올라왔었습니다. 이 당시의 9번은 남부여객의 간판 노선으로서 손님이 정말 많았었죠).



혜성아파트를 지나 아래로 내려오니 정말 낯익은 계단도 보이고, 이화원이라는 중국집 또한 보입니다. 여기는 친척집 바로 맞은편의 중국집이었는데 제가 어렸을 때도 있었던 곳이라 매우 오래된 가게라고 볼 수 있었죠. 친척집은 헐리고 주차장이 되어버렸지만 이화원은 그대로 있어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슬슬 걸어내려오니 기산비치마트와 함께 왼쪽에 큰 아파트가 보입니다. 여기는 삼영탕이라는 큰 목욕탕이 있었고 저도 몇 번 갔던 적이 있는데, 그 삼영탕이 헐리고 아파트가 들어서니 참 씁쓸할 뿐입니다. 뉴스나 유튜브에 나오는 부산의 빈집 문제는 주로 영도나 산복도로 등 통행이 불편한 지역의 문제가 부산 전체의 문제인 것마냥 알려진 경향이 있지만, 아파트만 짓는 것만큼은 부산의 어느 지역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런데 기산비치마트에 이르니 그만 신호가 오고 맙니다.
ㄸㅗㅇ이 말이죠. 결국 저는 마트 직원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물어 볼일을 보고 나와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송도해수욕장은 구경하지 못했다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하는 수 없었습니다. 열차시간 전에 점심을 먹어야 하는 걸 고려하면 부산역은 미리 가 있어야 좋았기 때문이었죠.
부산역을 가려면 26번을 타야 했습니다.
이곳 송도에서 부산역을 가는 버스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노선뿐이라는 은근히 엿같은 특징이 있는데, 그나마 송도는 생각보다 버스 수요가 꾸준히 많은 곳인데다(현 134번의 수요는 송도 시절보다 못하다는 승무원의 증언이 나무위키에 실려있을 정도니 말 다한거죠 -ㅅ- ㅋ), 26번은 옛 134번보다 더 자주 오는 것 같다는 게 다행이었죠. 화장실을 나와 버스를 기다리니 맞은편으로 26번이 혜성아파트를 향해 올라가는 게 보였는데, 이것도 보나마나 종점에서 바로 돌아나올 거라는 직감에 버스를 탈 준비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과연 버스가 금방 제 앞으로 오네요. ㅎㅎ

[부산 26번][1550] ※ 혜성아파트 1324 출발
송도해수욕장 1327 - 송도초교 1328 - 암남동주민센터 1331 - 공동어시장 1336 - 충무동새벽시장 1337 - 충무교차로 1339 - 남포역,옛시청교차로 1342 - 중앙역,부산우체국 1346 - 부산역 1349
26번을 탄 이상, 이제는 송도아랫길을 통해 곧장 충무동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송도아랫길은 워낙 많이 다녀본 탓에 뭐가 있는지 안 봐도 기억날 정도인데, 이제는 충무동교차로 주변으로 재개발이 있었는지 고층 건물들이 보였습니다. 수십년간 변함없던 곳이었지만 그래도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가 없구나를 느끼며 이번에는 정말로 송도, 그리고 충무동을 떠나게 되었죠. 언제 또 가볼 수 있을지 참 아쉽기만 합니다.



부산역에 온 저는 홍성방에서 물만두, 그리고 마가만두에서 군만두를 먹고 서울행 KTX에 올라 집으로 가게 됩니다. 사실 물만두는 홍성방이 참 맛있는데, 이외에 마가만두도 유명하다 하여 한번 군만두를 먹어보게 된 겁니다. 여기는 의외로 슴슴한 맛을 가지고 있어 송탄 영빈루의 군만두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는 후문이 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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